위암 환자의 눈물 “음식을 가려야 했는데…”

“식당에서 설렁탕이 나오면 소금부터 듬뿍 넣었어요. 어릴 때부터 짠 음식을 유난히 좋아했지요. 고기도 바짝 구워 시커멓게 탄 부위도 먹고, 채소나 과일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아직 젊고 건강을 자신했기에 건강검진도 소홀히 했어요. 위암 진단을 받고 나서야 저의 생활습관이 위암 발병 원인에 많이 해당한다는 것을 알고 후회했습니다.”(35세 남성, 위암 3기)

젊은 나이에 위암 환자가 된 김 모(자영업)씨는 인테리어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직접 발로 뛰며 영업을 했기 때문에 술자리가 잦아 밤늦게 귀가할 때가 많았다. 첫아기가 태어난 후에는 부쩍 책임감을 느끼며 영업에 더욱 매진했다.

그런 그에게 위암 판정은 청천벽력이었다. 위암 3기에서 4기로 넘어가고 있어 다른 장기로 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가장의 역할에 충실했던 그의 사업은 올 스톱 상태가 됐다. 김 씨의 형도 고혈압 환자여서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 형제의 식성이 비슷해 어릴 때부터 젓갈류 등 짠 음식을 즐겨 먹었다.

김 씨의 경우처럼 짜게 먹는 식습관은 위암 및 위암 전 단계인 위축성 위염 등의 발생률을 높일 수 있다. 소변에서 나트륨 배출량이 많은 사람들은 장상피화생을 동반한 위축성 위염의 관련성이 약 2.9배 증가한다는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위축성 위염은 위의 정상적인 샘 구조가 소실된 상태로, 이 질환이 있으면 위암의 발생 위험도가 6배 증가한다.

장상피화생은 위 상피 조직의 변성(화생)으로, 위 세포가 소장 세포처럼 돼 위암 발생 위험이 10-20배나 높아진다. 건강 검진에서 장상피화생이나 위축성 위염 판정을 받으면 항상 싱겁게 먹는 등 위벽을 자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위암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지만 5년 상대 생존률이 75.4%이다. 10명 중 7명 이상이 완치 판정에 이를 수 있다는 얘기다. 위암이 다른 장기를 침범하지 않고 위에만 머물면 5년 생존률이 96.2%나 된다. 그러나 암이 멀리 떨어진 다른 부위까지 전이되면 5년 생존률이 6.3%로 뚝 떨어진다.

양한광 서울대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암이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수술만으로 낫기가 힘들고 재발도 잘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수술의 영역을 벗어난 4기 암 환자들은 항암치료에 의존하게 되는데, 문제는 항암치료가 모든 환자를 낫게 해주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위암은 젊은 사람에게도 많이 생긴다. 어릴 때부터 짠 음식을 즐기고 가족력이 있는 20-30대는 건강 검진에 신경 써야 한다. 위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기 때문에 젊다고 건강을 자신하다가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젊은 위암 환자의 사망률이 높은 이유다.

조기 위암은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점막이 헐어서 상처가 난 조기 위암은 속 쓰림 증상 등이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소화불량 증세를 보여 무시하기 쉽다. 위내시경검사는 증상이 없는 조기 위암 발견에 가장 좋은 방법이다.

위암의 위험 요인은 위산 속에서도 살 수 있는 세균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다. 이 균은 위에 염증을 일으켜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등의 원인이 돼 위암 발생의 위험도를 2.8-6배 증가시킨다.

질산염 화합물이 들어 있는 가공된 햄, 소시지류, 탄 음식도 위험 요인이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위암 발생 위험도가 2-3배 가량 높다. 암 환자 중 5-10%는 유전성 암인데, 위암 가족력이 있으면 위험도가 2배 정도 증가한다.

위암의 남녀 성비는 2대 1로 남자에게 더 많이 발생했다. 김 씨의 사례처럼 잘못된 식습관에 외부에서 탄 음식, 음주 등 몸에 나쁜 회식을 즐기면 위암에 노출될 수 있다. 30대 가장의 가장 큰 역할은 건강부터 지키는 것이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

[사진=Khaoniewping/shutterstock]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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