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검사, 안젤리나 졸리처럼 하는 법

한국인이 평균 기대수명 82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린 확률은 35.3%로 알려져 있다. 남성은 5명 가운데 2명(37.9%), 여성은 3명 가운데 1명(32%)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가운데 여성에게 자주 발생하는 대표적인 암은 유방암이다. 2015년 국내 여성의 암 발생률 기준 2위에 해당한다.

유방암은 쉽게 말해 암세포 덩어리가 유방에 생기는 것을 말한다. 주로 유방의 유관과 소엽에서 발생하며, 증상은 종괴(덩어리가 만져지는 것)가 70%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흔하다.

유두를 자극하지 않았는데도 분비물이 나오거나 한쪽 유방의 유두 구멍에서 분비물이 나오는 경우에도 유방암을 의심할 수 있다. 다만 이런 유두 분비 증상은 전체 유방암 환자의 1%에서만 발생하기 때문에 피부 궤양, 함몰, 유방 멍울 등으로 유방암을 인지하는 경우가 많다. 이 외에 유방의 윤곽이나 크기에도 변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된다.

하지만 유방암은 예후가 좋고 초기에 발견하면 더 쉽게 치료가 가능하다. 조기 발견 시, 5년 상대 생존률이 90~98%에 달한다. 따라서 자각 증상이 느껴진다면 지체하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유방암의 원인을 특정하기란 쉽지 않지만 유방암을 유발하는 유전자는 있다. 바로 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를 통해 대중적으로 알려진 BRCA1, BACA2 유전자다.

BRCA1, BRCA2 유전자는 각각 17번과 13번 염색체에 위치한 유전자로, 유방이나 난소세포 안에서 DNA 복제에 이상이 생기면 수리해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즉, BRCA 유전자에 변이가 존재하는 경우 DNA 수리과정에 문제가 생겨 유방암의 발병 위험도를 60~80% 높이게 된다.

한국인 유전성 유방암 연구 결과에 따르면 BRCA 유전자 변이로 발생한 유전성 유방암은 산발성암에 비해 70세까지의 누적 위험도가 87% 가량 높다. 2차 암 발생 위험도 역시 64% 높은 것으로 알려져 유전자 변이 파악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BRCA 유전자는 유방암은 물론 유전성 난소암과도 관련이 있는 유전자로, 유전자 검사를 통해 유전적 결함을 찾아낸다면 본인 또는 가족에게 발생할 수 있는 유방암, 난소암을 조기 발견하고 예방적 조치를 취하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유전성 유방암 검사(여성암지키미)는 차세대 염기 서열 분석법(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으로 유전성 암에 대한 발병 가능성을 진단한다. 유전성 유방암과 난소암을 발생시킬 수 있는 BRCA1 유전자의 엑손은 약 7000염기, BRCA2의 엑손은 약 1만1000염기의 염기 서열 해독이 필요하다.

다만 BRCA 유전자 변이 중 일부는 유전자 결실 또는 중복과 같은 유전자 재구성에 의해 발생하므로 이런 경우에는 여러 유전자의 복제수를 동시에 측정하는 MLPA(Multiplex Ligation dependent Probe Amplification)법을 이용해 검출한다.

검사 결과는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지 않은 경우, 발견된 경우, 발견되었지만 암과의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미분류 변이인 경우로 나뉜다. 유전자 변이가 발견된 환자는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약제를 이용한 예방, 예방적 수술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약물 요법으로는 타목시펜(Tamoxifen)이 주로 이용되며 반대측 유방에 2차로 암이 발생할 위험률을 53% 감소시킨다. 안젤리나 졸리가 시행한 예방적 유방 절제술은 유방암 발생 위험률을 약 90% 이상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단,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지 않아 유전성 암 가능성이 낮은 경우라고 해도 암 발생 위험도가 정상인과 유사한 수준이라는 의미일 뿐, 암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기에 일반적인 암 검진은 시행하는 것이 좋다. 미분류 변이가 발견된 경우도 암과의 연관성이 밝혀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향후 관리를 위해 의료진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사진=4774344sean/gettyimagesbank]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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