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전 스트레칭이 필수? NO!

준비 운동, 꼭 해야 하나?

 

마라톤 대회의 출발선 뒤에서 모여 있는 마스터스 주자의 자세는 각양각색이다. 손이 발끝에 닿도록 몸을 구부린 이도 있고, 엉거주춤 서서 팔은 앞으로 몸통은 뒤로 밀어내고 스타트를 기다리는 이도 있다. 다리를 최대한 뻗어 허벅지 근육을 늘리는 이나 바닥에 앉아 상체를 굽혀 무릎에 대며 몸을 풀고 있는 주자도 쉽게 보게 된다.

 

무슨 운동을 하든, 손이 발끝에 닿도록 허리를 구부리고, 천천히 근육 여기저기를 풀어주는 준비 운동을 당연시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초등학교에서부터 고교,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12년간 열심히 체육 시간에 배운 대로 그 과정을 거의 바꾸지 않고 되풀이하고 있다. 그 사이에 운동 과학은 계속 발전했는데도 불구하고.

 

2010년 미국 플로리다 대학교 연구진은 달리기 대회를 앞둔 대학생 선수와 미국육상연맹이 후원한 육상 동호인을 대상으로 대규모 집단 연구를 통해 준비 운동으로 정적 스트레칭을 하는 게 좋은지 살펴봤다.

 

1시간 동안 달리기를 시켰더니 정적 스트레칭을 한 사람은 가만히 앉아 있었던 이들보다 더 짧은 거리를 달렸다. 또 달리는 동안 더 많은 열량과 산소를 소비했다. 발의 움직임은 덜 경제적이었고, 달리기는 생리적으로 더 힘들었다.

 

선수들이 정적 스트레칭을 하고 나서 달릴 때 하지 않았을 때보다 다리 근육이 물리적으로 더 적은 힘만 만들어내고, 스트레칭이 해당 근육의 근력을 대강 30% 정도 감소시켰으며, 한쪽 다리만 스트레칭 해도 다른 쪽 다리의 근력까지 함께 감소하며, 부작용은 30분 이상 계속됐다.

 

연구자들은 지구력이 필요한 운동 전에는 정적 스트레칭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고무줄을 너무 과하게 당겨 늘였다가 놓을 때 원래대로 되돌아가지 않듯이 허벅지 근육도 마찬가지로 느슨해지면 발을 내디딜 때 효율적으로 늘어나거나 줄어들거나 되돌아가지도 않는다.

 

근육의 스트레칭에는 두 가지 요소가 있는데, 하나는 근육 그 자체이고, 다른 하나는 스트레칭에 반응하는 방법을 근육과 힘줄에 다양한 메시지로 전달하는 머리다. 근육을 풀어준다고 근육의 물리적 구조가 바뀌지는 않는다. 세포는 길어지지 않는다. 신경이 주고받는 메시지에 만 영향을 끼친다.

 

그래도 준비 운동을 꼭 해야겠다면 곧 시작할 본 운동에서 사용할 각 관절의 가동 범위를 증가시키는 일과 몸을 데우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체온을 높이기 위해서는 유산소 신체 활동이 좋다. 달리기를 위해선 걷기와 느린 조깅으로 시작하여 점차 속도를 올리는 준비 운동이 좋다.

출발하기 30분 전에 시작하여 노래는 못 불러도 대화는 할 수 있는 강도로 끝내고, 10~15분 정도 하면 충분하다. 너무 일찍 시작해서 출발 전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 근육이 준비 운동 전보다 더 뻣뻣해짐으로써 격렬한 운동을 하는 동안 높은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더 쉽게 다치게 된다.

 

 

[사진=djile/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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