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약품 시장, 블록체인 손 잡아야 하는 이유

국내 의약품 물류 시스템 선진화를 위해 블록체인 등의 기술을 접목해 단계적으로 의약품 물류 산업 고도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뇌전증 등 희귀 난치병 환자에게 해외 허가 대마 성분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여러 논란이 일고 있다.

치료 수단이 사실상 없는 뇌전증 환자에게 의료용 대마는 반드시 필요한 치료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허가하지 않고 있고, 마약류에 속하다 보니 재배부터 생산, 유통 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해줘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한경대학교 문상영 교수는 23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펴내는 정책 보고서에 실린 ‘블록체인과 의약품 물류 관리시스템’을 통해 기술 발전과 환경 변화의 속도에 비해 국내 의약품의 물류 관리 시스템 수준이 뒤처졌음을 언급하며 이를 국내 의약품 기업 또는 물류 기업의 기회 요인으로 분석했다.

특히 정보를 블록으로 나눠 저장하는 블록체인을 의약품 물류 시스템에 적용하면 의약품 생산부터 소비에 이르는 전 단계 거래 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 의약품 위변조나 가짜 의약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블록체인은 임의로 위변조가 불가능하다. 블록체인은 거래에 참여하는 혹은 관련 있는 여러 플레이어가 모든 정보를 공유하기 때문에 기록의 일관성과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는 기술이다.

문상영 교수는 ICT 기술을 활용한 의약품 물류 산업이 부가 가치가 높은 산업이자 4차 산업 혁명 이후에도 유망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국내 의약품 물류 관리 시스템의 고도화는 국내는 물론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해외 의약품 시장 진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이와 함께 문상영 교수는 콜드 체인(냉장 보관) 시스템 구축도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의약품 유통 업체이자 글로벌 500대 기업 가운데 하나인 카디날 헬스에 따르면 콜드 체인이 필요한 생물 약제 시장은 2014년부터 2020년까지 6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3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일반 의약품 시장과 비교하면 냉장 보관이 필요한 생물 약제 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문상영 교수는 지난 5월 초 강남 한 피부과에서 프로포폴을 투약 받은 환자의 집단 패혈증 사태를 예로 들며 콜드 체인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프로포폴 환자 패혈증 사태는 변질을 쉽게 확인 할 수 없는 의약품 특성을 무시하고 편의를 위해 고장 난 냉장고에 보관해 나타난 사태 라는 것이 문 교수 설명이다.

문상영 교수는 “의약품은 특성상 변질을 쉽게 확인 할 수 없기 때문에 효과 및 효능 유지에 필요한 콜드 체인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라며 “이번 강남 집단 패혈증 사태는 환자 투약 혹은 복용 직전까지 체계적인 콜드 체인 구축 필요성과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nastinka/gettyimagesbank]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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