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붕년 교수팀, 학교 폭력 가해 청소년 치료법 개발

국내 연구진이 학교 폭력 가해 청소년의 행동과 정서, 뇌 기능을 동시에 개선하는 프로그램의 효과를 확인했다.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김붕년 교수팀이 전국 400여 명의 학교폭력 가해 청소년을 대상으로 ‘공감 증진 기반 분노 및 충동조절 장애 청소년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검사 결과를 분석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폭력은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다’, ‘약한 사람은 폭력을 당하는 이유가 있다’ 등 학교폭력 가해자의 왜곡된 인지를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공감에 바탕을 두고 바로잡는 프로그램이다. 본인의 충동성과 공격성을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 의사소통 기술 등도 훈련시킨다.

연구 대상자로 선정된 24명의 중고등 학생에게는 매주 2회씩 8주간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시행 전후 임상 및 신경 심리 검사와 뇌 영상 촬영(fMRI)을 진행했다. 그 결과, 부모평가척도(부모가 자녀를 평가)에서 학교 폭력과 관련된 4개 항목(비행, 공격성, 내재화, 외현화)의 점수가 치료 후 유의미하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비행 성향이 강한 청소년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비행 행동을 많이 한 군은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해 모든 항목의 점수가 상대적으로 더 크게 개선됐다. 이 프로그램은 동시에 뇌 기능 개선에서도 효과를 보였다. 뇌 영상 촬영 결과를 분석해보니, 청소년들의 전두엽과 두정엽 신경회로가 활성화되었음이 확인됐다.

전두엽은 뇌에서 충동 및 공격성을 조절하고 공감 능력을 담당하는 부위다. 두정엽은 상대방의 표정과 관련된 감정을 해석하는 역할을 한다. 두정엽의 기능이 떨어지면 상대방의 표정을 나쁜 쪽으로 해석하게 된다. 이 두 부위의 신경회로가 활성화된 것은 충동 및 공격성은 줄고,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은 높아졌다는 말이다.

김붕년 교수는 “공감과 공격성, 충동성 조절과 관련된 뇌 기능이 동시에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입증했다”며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 대한 실질적 해결책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golubovystock/shutterstock]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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