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의사 1명당 환자 60명, 조현병 환자 폭행 못 막아

최근 잇달아 발생하는 병원 내 폭행 사건과 관련해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정신 의료 기관 의료진의 안전 확보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6일 강릉의 한 병원에서 조현병으로 진료를 받던 문모(49) 씨가 주먹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목과 머리, 어깨 등을 때려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사건이 있었다.

문 씨는 국민연금공단이 자신의 장애 등급을 3등급으로 판정해 장애 수당이 감소한 것에 불만을 품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 씨의 가족은 관련 진단서를 발급한 의사에게 “아들(가해자)이 망치나 칼을 들고 가 의사를 죽일 것”이라고 협박했으며, 사건 당일 가방에 망치를 들고 와 휘두른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문 씨는 살인 전과로 보호 관찰 중이었으며 지난 10일 상해와 재물 손괴 혐의로 구속됐다.

대한정신신경정신의학회는 강릉 응급실 폭행 사건에 대해 “병원과 의사들이 알아서 해결할 문제의 수준을 넘어선 상태”라며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음에도 이를 등한시한 제도적, 시스템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먼저 보호 관찰 시스템을 문제로 들었다. 사전에 위험성이 감지되어 수차례 보호 관찰소에 신고를 했지만 어떠한 안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한 문제라는 것. 대한정신신경정신의학회는 “기본적인 보호 관찰 시스템의 개선 및 보호 관찰 안전망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 다음으로는 정신 의료 기관 내의 안정성 문제를 지적했다. 사실 잘 치료받고 있는 조현병 환자는 일반인 못지않게 안전하고 예측 가능하다. 방치된 경우가 문제가 된다. 정신 의료 기관은 불안정하고 잠재적 위험성이 있는 환자를 안정화시키는 곳인데, 현행 의료 보장 체계는 정신 의료 기관의 이러한 특수성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정신신경정신의학회에 따르면, 종합 병원 내 정신과 병동은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는데, 이는 폐쇄 병동 관리 수가가 턱없이 낮기 때문이다. 의료 급여 환자의 일당 정액 수가 역시 국민건강보험 대비 60~70% 정도의 수준에 불과하다. 정신건강복지법상 의사 1인당 환자 60명 수준으로 환자 수 대비 치료진의 숫자는 매우 부족하다.

대한정신신경정신의학회는 “보건복지부는 정신 의료 기관의 특수성을 반영해, 환자의 안전과 인권 보장뿐만 아니라 종사자의 안전도 확보될 수 있는 의료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대책을 촉구했다.

[사진=강릉 의료인 폭행 사건 현장]

연희진 기자 miro22@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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