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 물질 고혈압약, “의사 지시대로 약 바꿔야”

지난 주말(7일)부터 지금까지 발사르탄(Valsartan) 고혈압약 걱정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고혈압약에 발암 가능 물질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심되는 해당 고혈압약을 놓고 잠정 판매 중지 조치를 내렸다. 해당 발암 가능 물질은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다. 이 물질은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가 인간에게 발암 물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인 2A군으로 분류한 상태다.

식약처는 유럽의약품안전청(EMA)이 고혈압 치료제로 사용되는 원료 의약품 가운데 중국 제지앙 화하이가 제조한 발사르탄에서 N-니트로소디메틸아민이 확인돼 제품을 회수 중이라고 발표하자 주말이던 지난 7일 해당 원료를 사용한 국내 제품에 대해 잠정 판매 중지 및 제조 수입 중지 조치를 내렸다.

현장에서의 가장 큰 관심사는 건강 문제다. “발암 물질 함유 가능성이 있는데 복용해도 괜찮을까”, “장기간 복용한 경우 건강상 문제가 있을까” 등 당장 피해를 걱정하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일부 환자와 보호자는 갑작스럽게 오랜 시간 먹어왔던 고혈압약을 처방받지 못하게 된 것에 막막함을 느끼는 동시에 당장 살기 위해 먹은 약이 발암 물질이었다고 허탈해하며 식약처를 향해 쓴소리를 내뱉기도 했다.

의료계도 주말 내내 비상이었다. 발암 물질 고혈압약과 관련된 문의가 쇄도했기 때문. 이런 사정 탓에 고혈압약을 놓고서 질의를 하는 병원마다 “우리 병원은 문제가 된 고혈압약을 처방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부터 할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했다.

한 대학 병원 관계자는 “우리 병원은 발암물질이 함유됐다는 고혈압약을 처방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지난 주말부터 고혈압 환자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조심스레 전했다.

일단 식약처는 판매 중지 대상 고혈압약을 복용 중인 환자는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지 말고 신속하게 의사와 상의해 달라고 당부한 상태다.

의료계도 일단 개인적인 판단을 하지 말고 담당 주치의와 상담할 것을 권하고 있다. 실제로 한 대학 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이번 사태의 경우 환자도 그렇지만 의사들이 더 예민하게 반응할 것”이라며 “아마도 현장에서 환자를 상대하는 의사는 당장 문제의 약이 아닌 다른 고혈압약으로 처방을 변경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또 다른 대형 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도 “우리 병원에서 치료 받고 있는 고혈압 환자의 경우 처방 약이 판매 중지 대상이었다”며 “오늘 판매 중지 대상 약에서 제외가 됐지만 찝찝해서 처방 약을 변경했다”고 했다. 그는 “처방 약을 변경해도 환자에게 큰 무리가 없어 처방 약을 변경하는 게 의료진이나 환자, 보호자 마음이 훨씬 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gettyimagesbank/ipopba]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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