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만 먹으면 땀이 비 오듯? 범인은 단백질!

고기만 먹으면 유독 땀이 많이 난다는 사람이 있다. 이는 불판 때문이 아니라 고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익숙한 개념이 아니지만, 영어권에서는 이른바 “고기 땀(Meat Sweat)”이라는 속어가 있다. 1990년대에 처음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 고기 땀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사용됐다. 유명 미국 드라마 ‘프렌즈’에서 고기를 즐겨 먹는 등장인물이 “고기 땀 나왔다”라는 대사를 한 적도 있다.

최근 텍사스 A&M 대학원에서 이 고기 땀을 인체 구조와 관련지어 과학적으로 설명했다. 고기 땀이 나오는 이유는 고기가 단백질로 이루어진 것과 관계가 있을 수 있다. 단백질의 분자 구조는 탄수화물이나 지방 등 다른 영양소보다 복잡해 분해하는 데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 구조를 분해하기 위해서는 결합되어 있는 요소를 하나하나 부수어야 한다. 그 구조를 부수는 데에는 또 다양한 효소가 필요하고, 그 효소를 생성하는 단계에서 에너지가 소비된다. 또한, 단백질을 섭취하면 그 단백질을 빨리 사용해 신체 조직을 만들려는 것도 관련이 있다.

고기 땀을 설명한 케야 머커지는 “단백질은 굉장히 복잡한 분자 구조”라며 “식사로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고 다른 영양소는 먹지 않았다면, 우리 몸은 더 많은 에너지와 열을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물이 열과 에너지가 땀을 나오게 한다는 설명이다.

앨라배마 대학교에서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우리 몸은 위에 음식물을 가득 채우면, 최대 25%까지 체내의 에너지 소비량이 증가하게 된다. 운동으로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기도 하지만, 음식을 분해하고 소화하는 과정에도 많은 에너지가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고기라는 음식의 특성도 에너지 소비에 관여한다. 고기는 채소나 과일 등에 비해 조직이 단단하기 때문에, 씹는 시간도 길게 소비한다. 그 때문에 고기 땀은 과학적으로도 말이 된다. 하지만 머커지는 “고기를 먹으면 땀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계속 땀이 나온다면 신진대사에 문제가 있는 것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Alexander Raths/shutterstock]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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