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시밀러, 오리지널보다 좋아도 문제?

바이오 의약품 시장이 고속 성장하면서 바이오 복제약 바이오시밀러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셀트리온 등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업이 세계적인 바이오 기업으로 올라서고,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동등한 효과와 저렴한 약값으로 환자 접근성이 확대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시밀러 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등은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으며, 램시마를 처방받는 환자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는 바이오시밀러의 장밋빛 미래를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바이오시밀러를 놓고서 흥미로운 주장을 제기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바이오시밀러 자료가 부족하다?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의문은 국립암센터 유방암센터 박인혜 교수를 통해 제기됐다. 박인혜 교수는 지난 21일 열린 제4회 국제 암 컨퍼런스 ‘의료진 입장에서 바이오시밀러는 믿을 수 있는가?’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안전성과 효과성을 지적했다.

박인혜 교수는 “의료진 입장에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데이터나 자료 등이 부족하다”며 “제네릭보다 오리지널을 선호하는 국내 환자 특성과 임상 자료가 부족한 탓에 오리지널 의약품을 두고 바이오시밀러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고 꼬집었다.

제네릭에 비해 복잡한 구조로 개발되는 바이오시밀러이기에 제조 공정에 따른 차이, 임상 결과 해석, 병용 요법 관련 데이터 등 객관적인 자료가 많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박인혜 교수는 “바이오시밀러와 관련된 데이터와 경험을 의료진에게 가장 먼저 제공해야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신뢰가 형성될 것”이라며 “의료진에게도 바이오시밀러 관련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바이오 업계에서는 자료가 부족하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바이오 제약사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대비 국내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작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오랜 기간 처방돼 왔다. 그 과정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나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허가를 받았고 처방 데이터를 비롯한 여러 임상 자료도 많다”며 “그런데도 바이오시밀러 관련 데이터나 자료가 부족하다는 의견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공보험 체계가 발달한 한국과 일본에서는 환자가 부담하는 가격에서 오리지널과 바이오시밀러의 차이가 크지 않다”며 “그런 상황에서 같은 가격이면 오리지널 의약품을 선호하는 게 한국 환자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시밀러, 오지리널보다 뛰어나도 문제?

지난 5월 열렸던 바이오 코리아 행사에서도 바이오시밀러를 놓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흘러 나왔다. 한 바이오 기업이 개발 중인 바이오시밀러 효능이 너무 뛰어나서 난감하단 얘기였다. 해당 기업은 이런 사실을 쉬쉬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보통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등한 효능을 갖는다. 그런데 그 약효가 오리지널보다 좋다면 과연 기업 입장에서 환영할 만한 일일까.

사실 그렇지가 않다는 게 포인트. 바이오시밀러의 효능이 너무 우수하면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바이오베터로 분류된다.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인 바이오 벤처 대표는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보다 효능이 좋으면 기업 입장에서는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며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바이오베터로 허가를 다시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스페인에서 관련 문제가 논의된 적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바이오 기업 관계자도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동등성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인데 효과가 너무 좋으면 바이오시밀러로 승인을 받지 못한다”며 “바이오베터로 분류되면 임상을 1상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러면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꼴”이라고 설명했다.

[사진=gettyimagesbank/johan63]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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