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의 암 1위 갑상선암 관찰 법 6

갑상선암은 한 때 ‘과잉진단’이라는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었다. 굳이 없앨 필요가 없는 작은 종양까지 수술로 없애 과잉수술 논란도 일었다. 각계의 자정 노력으로 갑상선암 진단 후 수술 받는 환자가 크게 줄었다. 부동의 1위였던 암 발생률도 위암, 대장암에 이어 3위(2017년 중앙암등록본부 자료)로 떨어졌다.

새롭게 마련된 갑상선암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종양이 발견되더라도 크기가 작으면 수술이 필요하지 않다. 의사와 상의해 수술이 반드시 필요할 경우에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갑상선암이 먼 다른 장기까지 침범하면 매우 위험하다. 갑상선암에 대해 알아보자.

1. 갑상선암도 전이되면 생명 위협

갑상선은 목의 앞쪽 한가운데 튀어나온 목울대(갑상연골)의 2-3cm 아래에 있다. 이곳에서 갑상선호르몬을 만들어 필요할 때마다 혈액으로 내보내 신체 기관의 기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갑상선에 생긴 혹을 갑상선 결절이라고 하는데, 이 가운데 악성 결절들을 갑상선암이라고 한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갑상선암을 방치하면 암이 커져 주변조직을 침범하거나 림프절 전이, 원격전이를 일으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갑상선에 생기는 결절의 5-10% 정도가 갑상선암으로 진단된다.

2. 여성의 암 1위, 남성의 3-4배

갑상선암은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3-4배 많다. 1만9,643건으로 여성의 암 중 1위였고 연령대별(남녀 합계)로 보면 40대가 28.7%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 27.1%, 30대 19.7%의 순이었다.

갑상선암은 예후(병을 치료한 뒤의 경과)가 좋은 대표적인 암이다. 하지만 발견이 너무 늦으면 위험하다. 남성이 여성보다 예후가 불량하며, 45세 이상이거나 암의 크기가 크면 생존율이 감소한다. 따라서 45세 이상의 남성 환자는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3. 갑상선암은 왜 생길까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갑상선암의 위험인자 가운데 현재까지 가장 잘 입증된 것은 방사선 노출이다. 방사선으로 인한 갑상선암의 95% 이상이 유두암이다. 방사선 노출의 대부분은 치료에 따른 노출과 방사선 유출사고에 의한 것이다. 노출된 방사선양에 비례해 갑상선암의 발병 위험도가 증가한다. 어릴 적 머리나 목 부위에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우 갑상선암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부모가 갑상선 유두암이나 여포암을 앓았다면, 자녀들의 갑상선암 발생 위험도는 아들이 7.8배, 딸은 2.8배 증가한다. 국내의 경우 분화 갑상선암의 약 10%에서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가족력에 의한 갑상선암의 발생 비율은 국내는 9.6%로 외국의 4-5%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와 관련해 갑상선암을 일으키는 한국형 유전자 변이가 따로 있다는 연구결과도 주목받고 있다. 박영주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서양인에게 갑상선암을 유발하는 유전자변이가 ‘FOXE1’이라면, 한국인에게 영향을 주는 유전자변이는 ‘NRG1’로 볼 수 있다”고 했다.

4. 증상은 없지만, 목의 혹에 주목

갑상선암은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다. 목의 앞부분에 혹(결절)이 발견돼 환자 본인이나 가족이 의문을 제기하거나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혹이 크거나 최근에 갑자기 커진 경우 갑상선암 검사를 서둘러야 한다.

결절이 커지면 기도나 식도를 눌러 호흡곤란이나 음식물을 삼키기 힘들 수 있다. 갑상선에 덩어리가 있으면서 목소리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 결절이 주위 조직과 붙어 있어 잘 움직이지 않고 매우 딱딱하게 만져진다.

5. 예방은?

갑상선암을 예방하려면 우선 위험 요인부터 없애야 한다. 확실히 입증된 방사선 노출과 가족력, 이전의 갑상선종이나 양성 갑상선 결절을 조심해야 한다. 어릴 때는 가급적 목이나 입 주위가 방사선을 쐬지 않도록 조심한다. 질환 치료를 위해 방사선을 사용해야 한다면 갑상선종 등의 발생 여부를 잘 살펴야 한다.

갑상선암 가족력이 있으면 더욱 유의해야 한다. 특히 갑상선 수질암의 가족력이 있다면 환자 가족 모두가 반드시 RET 유전자의 돌연변이 유무를 검사해 이상이 발견되면 전문의 상의해 예방적 갑상선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다.

또한 비만을 피하기 위해 과식하지 않고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도 갑상선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파스타, 빵, 감자, 버터, 치즈 등의 음식과 고칼로리 식사는 비만과 함께 갑상선암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6. 수술 여부는 전문의와 긴밀하게 상의

갑상선암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초음파 검사에서 갑상선의 종양이 발견되더라도 2㎝가 넘지 않으면 수술이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2㎝ 이하라도 1㎝ 이상이면서 종양의 모양이 위아래로 길쭉하거나 경계가 매끄럽지 않고 울퉁불퉁한 경우 수술을 검토할 수 있다. 또한 결절이 어둡게 관찰되거나 석회화가 진행된 경우에도 수술을 고민할 수 있다.

갑상선암은 수술 후 갑상선호르몬제를 평생 복용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갑상선암이 발견됐더라도 위험하지 않다면 굳이 수술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갑상선암 상태는 환자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주치의와 긴밀하게 상의해 수술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사진=Kateryna Kon/shutterstock]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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