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한국형 ‘블루 버튼’으로 의료 정보 패러다임 전환

환자가 병원의 의료 정보를 내려받아 이용할 수 있는 한국형 ‘블루 버튼(미국의 의료 정보 서비스)’이 정부 주도로 도입된다.

대통령 직속 4차 산업 혁명 위원회는 26일 제7차 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데이터 산업 활성화 전략을 심의 의결했다. 구체적으로 ▲ 데이터 이용 제도 패러다임 전환 ▲ 데이터 가치 사슬 전주기 혁신 ▲ 글로벌 데이터 산업 육성 기반 조성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마이 데이터’는 중점 추진 과제 중 데이터 이용 제도 패러다임 전환의 일환이다. 현재 기관 중심으로 모은 데이터를 제3의 기업이 연구에 활용하려면 비식별 조치를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데이터 품질이 떨어지거나 법의 모호함 때문에 불법의 경계에 서게 되는 경우가 생겼다.

마이 데이터는 데이터의 주체인 개인이 직접 자기 정보를 내려받아 이용하거나, 제3자 제공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온전히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정보 주체가 직접 제공에 동의하기 때문에 개인 정보 관련 법 개정 없이도 시행할 수 있다. 의료 정보를 포함해 계좌 거래 등 금융 정보, 통신 정보가 포함된다.

마이 데이터를 활용하면 환자들이 자신의 건강 검진 결과뿐 아니라 과거 진료 내역 등을 모두 스마트폰에 받을 수 있다. 병원을 옮길 때마다 진료 기록을 CD 등에 복사해 직접 전달해야 하는 불편함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분당서울대병원의 헬스포유 등 환자에게 의료 정보를 모바일로 제공하는 병원은 기존에도 있었지만, 자사 병원의 기록으로 한정됐다.

다만 당분간 일부 종합병원의 의료 기록만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국내 5대 종합병원과 함께 시범 사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마다 상이한 의료 정보의 표준화 문제도 미지수다. 이에 대해 이재형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융합신산업과장은 “병원마다 시스템이 다르긴 하지만, 쉽게 변환할 수 있는 정보 위주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될 것 같진 않다”라고 말했다.

마이 데이터처럼 개인이 직접 의료 정보를 활용하는 서비스를 미국에선 2012년부터 실시해왔다. 의료(블루 버튼), 에너지(그린 버튼), 교육(마이 스튜던트 버튼), 태양광(오렌지 버튼) 분야에서 자신의 데이터를 다운로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2016년 기준 1만6000개 의료 기관이 블루 버튼 기능을 지원했으며, 여기에 애플도 헬스 레코드 서비스를 연계해 저장된 의료 정보를 다른 애플리케이션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이재형 과장은 “애플이 의료 정보 분야에 치고 나가고 있다 보니 삼성과 LG도 마이 데이터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의사를 표했다”며 “이미 종합병원, 휴대폰 제조사 등과 시범사업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며 내년부터 대대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Maksim Kabakou/Shutterstock]

    정새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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