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산 억제제 PPI 장기 복용 시 골절 확률 높다

역류성 식도염과 소화성 궤양 치료제로 흔히 쓰이는 위산 억제제 PPI를 장기 복용할 경우 중장년층의 골절 위험을 높인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은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국내에서 소화 궤양 및 역류성 식도염 치료를 받은 50세 이상 환자 약 240만 명을 대상으로 PPI 사용과 골다공증성 골절 발생 여부를 조사했다.

연구 결과, PPI 복용 기간이 길수록 복용하지 않은 환자와 비교해 골절 발생 위험이 더욱 높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1년 이상 PPI를 복용한 환자는 30일 미만 복용 환자보다 골절 위험이 5배 이상 높아졌다. PPI를 30일 미만 복용한 환자의 경우, 전혀 복용하지 않은 환자보다 골절 위험이 8% 정도 높아졌고, 60일 이상 90일 미만 복용 환자는 11%, 180일 이상 1년 미만 복용 환자는 18% 높아졌다. 1년 이상 PPI를 복용한 환자는 42%나 골절 위험이 증가했다.

연령이 높을수록 PPI 복용을 더욱 주의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이상 장기 복용 환자의 골절 발생 확률은 50대 54%에서 80대 이상은 78%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위험도가 증가했다.

PPI는 산 과다 분비로 인한 속쓰림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알려지면서 역류성 식도염 등 소화성 질환 치료제로 흔히 사용됐다. 질환자가 늘어나면서 전체 소화 궤양 치료제 중 PPI 비중이 2006년 22%(910억 원)에서 2011년에는 32%(2660억 원)로 사용량이 급속히 증가했다.

하지만 PPI가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보고가 이어지면서 우려가 커졌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해당 질환의 만성적 특성으로 약물을 장기간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 처방 시 환자의 약물 이력을 확인하는 등 의료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 책임자인 김도훈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골절 위험이 높은 고령 및 골다공증 환자와 여러 만성 질환을 동반한 환자들에게는 PPI 장기 복용의 위험성을 알리고, 골다공증 관리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동 연구책임자인 이진이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PPI의 장기간 복용과 골절 발생 위험에 대한 국내 연구는 외국에 비해 미미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정새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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