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기 환경, 성인 자존감에 영향 (연구)

자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자아 존중감’은 선천적으로 타고난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의 영향을 받아 자아 존중감이 높아지기도 하고 낮아지기도 한다는 것. 그런데 그보다 더 큰 영향은 후천적인 요인, 즉 ‘환경’에 달려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인생의 매우 초창기 성장 환경부터 자아 존중감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스위스 베른 대학교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 9000명을 대상으로, 그들이 만 0~6세 사이일 때의 가정환경을 조사했다. 그리고 성장 배경이 향후 성인이 됐을 때의 자존감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폈다. 실험 참가자들은 1970~2001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이 만 0~6세 사이일 때 그들의 엄마를 대상으로 인터뷰도 진행했다. 2년에 한 번씩 진행된 이 인터뷰는 집안 환경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부부 사이가 얼마나 좋은지, 경제 사정은 어떤지, 부모에게 우울증은 없는지 등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다.

실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자아 존중감 테스트는 그들이 8세에 이르는 시기에 시작해, 2년에 한 번씩 27살이 될 때까지 진행됐다. 실험 참가자들이 14살에 이를 때까지는 아동을 위해 설계된 자존감 테스트를 이용했고, 이후에는 ‘로젠버그 자존감 지수(Rosenberg Self-esteem Scale)’를 측정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연구를 통해 어린 시절 집안 환경이 성인 이후 자존감을 형성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점을 발견했다. 산모 우울증과 빈곤한 환경은 자존감을 떨어뜨렸고, 좋은 부모 사이는 자존감을 높였다.

그렇다면, 인생 초창기 가정환경이 성인 이후의 자존감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뭘까 .연구팀은 인생 초기 아이와 부모의 상호 작용 등은 아이가 전(前)의식 단계에서 ‘나는 누구인가’, ‘나의 가치는 어떠한가’ 등을 형성하는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 것으로 보았다.

어린 아이는 아무것도 모를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때의 주변 환경과 경험이 성인 이후의 삶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단, 이번 연구는 가정환경과 자아 존중감 사이의 명확한 인과관계를 증명한 것은 아니었다는 점에서 연구팀이 포착하지 못한 보다 결정적인 요인이 자아 존중감 형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이런 내용(The family environment in early childhood has a long-term effect on self-esteem: A longitudinal study from birth to age 27 years)은 ‘개인과 사회 심리학 저널(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4월호에 게재됐다.

[사진=Yuganov Konstantin/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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