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가 마시멜로 테스트에 강한 이유는?

“15분 동안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참으면 한 개 더 줄게.”

‘마시멜로 이야기’로 유명한 ‘마시멜로 테스트’는 어린이가 당장 욕구를 참고 두 배의 보상을 받는지 관찰하는 테스트이다.

1960년대 심리학자 월터 미셸에 의해 실시된 마시멜로 테스트 연구는 테스트를 통과한 어린이들이 성인이 된 후 장기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두 번째 마시멜로를 위해 참을성을 발휘한 어린이가 SAT 점수 등이 높았다는 것이다.

뉴욕대학교와 UC 어바인대학 연구팀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마시멜로 테스트를 재실시한 후, 추적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어린이들이 ‘인내심’ 하나만으로 사회·경제적 불리함을 극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연구팀은 지난 미셸의 연구가 표본모집에서 부족함이 있었다고 생각했다. 미셸의 연구는 스탠퍼드 캠퍼스 부설 유치원의 90명 미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했다. 본 연구팀은 인종·민족·부모의 교육수준을 반영해 900명 이상의 대규모 표본을 모집했다. 분석은 교육수준, 가계소득 등 특정 요소와 인내력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성인이 된 후의 성과와 연관이 있는지를 살폈다.

연구 결과, ‘보상을 기대하며 참을 수 있는 능력’은 사회·경제적 배경과 더 관계가 깊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한, 성인이 된 후의 성공 여부 또한 참을성보다는 사회·경제적 배경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보였다. 환경이 어린이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대졸 어머니를 둔 어린이 중 마시멜로 테스트에 합격한 어린이는 SAT 점수 등 성과가 불합격 어린이보다 높지 않았다. 고졸 어머니를 둔 어린이 또한 성공 여부가 마시멜로 테스트 합격과는 무관했다.

새로운 마시멜로 테스트 연구 결과는 ‘흙수저’ 아이들이 참을성이 약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흙수저’ 아이들은 오늘 냉장고에 음식이 있다고 해서, 내일도 있으라는 보장이 없다. 당장 이 마시멜로가 사라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 두 번째 마시멜로는 안중에 없을 수 있고, 참을성을 발휘하는 데는 위험이 수반된다는 것이다.

‘금수저’ 어린이들은 어떨까? 그들은 ‘흙수저’ 아이들보다 당장의 유혹을 뿌리치기가 쉬워 마시멜로 테스트에 합격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경험상 냉장고는 늘 채워져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마시멜로를 놓치더라도 크게 아쉬울 이유도 없다. 부모님이 마시멜로가 아니더라도 다른 것을 사줄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는 영국의 사회과학 학술지인 ‘세이지 저널(SAGE journals)’에 발표됐다.

[사진=Katya Bonart/shutterstock]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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