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성범죄 ‘생존자’에게 평생 상담 치료 제공

영국 국민건강보험(NHS, National Health Service)은 성범죄 피해자에게 평생에 걸쳐 심도 있는 상담 치료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NHS 측은 “오랜 시간 동안 심각한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성범죄 ‘생존자(survivor)’에게 상담뿐만이 아니라 더 많은 지원을 할 예정”이라며 5개년 성범죄 대책안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성범죄 생존자를 위해 정신건강센터에서의 치료를 평생 보장한다는 것이다.

영국은 지난해 11월까지 1년간 13만 8045건의 성범죄가 보고됐다. 2014년보다 7만 2977건 늘어난 수치며, 최근 3년 동안 꾸준히 중가 추세에 있다. 이번 정책은 성범죄 증가 추세와 함께 ‘유트리 작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트리 작전’은 2012년부터 지미 새빌로부터 시작된 성범죄 엄격 수사 사건이다. 지미 새빌은 영국 국민 MC로 축적한 부를 저소득층, 장애인 등을 돕는 데 사용하며 존경마저 받은 인물인데, 사망 직후 지미 새빌에게 성추행과 성폭행을 당했다는 수많은 여성 피해자들이 나왔다. 피해자의 상당수는 아동과 미성년자였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이 컸다.

지미 새빌의 범죄 사실이 까발려지고 난 후 충격을 받은 당시 데이비드 캐머런 수상은 재미 새빌뿐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아동 성범죄 대상으로 샅샅이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영국 연예계 거물들의 성범죄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최근 우리나라의 ‘미투(metoo)’ 열풍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NHS는 5개년의 성범죄 대책 계획을 발표하며 “성범죄에 의한 상처는 언제나 눈으로 보이는 것은 아니며, 남모르게 고통받고 있을 수 있는 생존자들이 최우선이 될 것”라며 “모든 생존자들이 치료가 필요 없다고 느낄 때까지 언제든 정신 심리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케이트 데이비스 성범죄 전담부서 관계자는 “성범죄에 의한 트라우마 등 정신적인 외상은 간과되기 쉽다”며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진=gettyimagesbank.com/vadimguzhva]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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