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탐에 굴복할 때 몸에서 일어나는 일

과자 한 봉지, 음료수 한 캔이 주는 위로가 있다. 입안에 넣자마자 기분이 좋아지고 당장의 식탐을 잠재우는 효과가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습관이 끊이지 않고 반복된다는 점이다. “이번만 먹고 다음부턴 안 먹을 거야”라고 결심하지만 허기가 지면 또 다시 군것질에 대한 식탐이 도진다는 것.

배가 자주 고프고 그때마다 군것질 욕심이 생긴다면 이는 건강하지 못한 음식 선택이 원인일 수 있다. 식이섬유와 건강한 지방, 기름기 없는 단백질 등 건강한 식품에 든 영양 성분은 포만감을 높이고 식탐 조절에 도움을 준다. 반면 설탕 함량이 높은 군것질은 허기짐과 식탐의 연속 고리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한다.

이는 혈당 지수와 연관이 있다. 빵, 과자, 탄산음료처럼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음식을 먹으면 포도당이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과정에서 혈당 수치가 급격히 높아졌다가 떨어지는데 이때 탄수화물이 든 음식을 찾게 된다.

저혈당인 사람도 같은 맥락에서 배가 자주 고플 수 있다. 혈액 내의 부족한 당, 즉 불충분한 연료를 채우기 위해 음식 욕구가 일어난다.

스트레스도 허기짐을 유발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은 ‘아드레날린’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해 배고픔을 제압한다. 하지만 ‘코르티솔’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높아지면서 다시 식욕이 일어난다. 스트레스가 줄어들면 코르티솔 수치가 낮아지면서 식욕도 정상으로 돌아온다.

목마름과 식욕을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 탈수 증세는 허기짐으로 착각하기 쉽다. 일단 배가 고플 땐 물을 마셔 배고픔이 가시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음식을 먹고 나서 포만감이 올 때까지 2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므로 음식을 먹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면 이를 조절하는 훈련도 필요하다.

포만감 지수(satiety index)가 낮은 음식 위주로 먹어도 자주 배가 고프다. 동일한 열량을 제공해도 좀 더 허기지게 만드는 음식이 있다는 것. 같은 식재료라도 조리법에 따라 포만감 지수가 달라지기도 한다. 가령 구운 감자는 튀긴 감자보다 훨씬 포만감이 높다.

심리 상태도 배제할 수 없다. 짜증이 나거나 지루하거나 슬프거나 우울한 생각이 드는 등의 부정적인 감정은 ‘감정적 폭식’으로 이어지므로 기분에 따라 먹는 양이 달라지지 않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비정상적일 정도로 강한 식욕이 일어나는 ‘다식증’도 있다. 이는 미국정신의학회 ‘정신 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의 식이장애에 속한다. 당뇨의 한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사람들은 체중이 줄고 소변을 자주 보며 쉽게 피로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특정한 약물을 복용하거나 불면증에 시달릴 때도 이상 식욕이 올 수 있으므로 이 같은 상황일 때는 전문의의 상담과 도움이 필요하다.

[사진=Dean Drobot/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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