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바이오틱스는 무조건 몸에 좋다? “패혈증 위험”

장티푸스, 살모넬라, 노로바이러스 등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위해균이다. 하지만 최근 50대 여성이 일반 식품에 포함된 프로바이오틱스를 먹고 패혈증으로 사망한 사례가 발생하면서 ‘살아 있는 유산균’에 대한 위험 인식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국민생활과학자문단(이하 과총 자문단)은 지난 5월 31일 오후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식중독 예방, 미생물의 바른 이해로부터’를 주제로 제5회 국민생활과학기술포럼을 주최했다.

이주훈 경희대 식품생명공학과 교수는 ‘먹을거리 안전을 위한 식품 미생물 마이크로바이옴의 이해와 활용’ 발표에서 “장기 출혈이 있거나 천공이 생긴 경우 혹은 면역 체계가 약화된 사람이 프로바이오틱스를 과다 섭취했을 때 식중독이 보다 악화된 형태인 패혈증 등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는 감염성 질환을 겪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했다.

가령, LGG균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연구된 프로바이오틱스 균주다. 국내 대부분 유업체도 LGG균 라이센스를 받아 기능성 식품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2006년 스웨덴의 50대 여성이 매일 다량의 LGG균 식품을 먹다 패혈증으로 사망한 사례가 발생하면서 국제적으로 프로바이오틱스 부작용을 연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주훈 교수는 “시중에 나온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 모두 안전성 검증을 받기는 했지만 장내 출혈, 천공 등 면역 상태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섭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명확한 감염 원인이 파악된 것은 아니나, 최근 프로바이오틱스 섭취 후 패혈증으로 사망한 환자 역시 면역 체계가 약화된 상태였다고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또 이주훈 교수는 “최근 5년간 매년 평균 274건의 식중독, 6700여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식중독을 일으키는 생물학적 원인의 49%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라며 “식중독균은 배양 시간도 길지만 실험실 환경에서 배양하기 힘든 균주가 많아 전장 유전체 분석,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등 유전자 수준의 분석을 통해 식품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에 참여한 유상렬 서울대학교 농생명공학부 교수는 “식중독의 49%가 원인 불명이라고 했지만 의료 기관에 집계되지 않은 일상적인 식중독까지 고려한다면 인간이 파악하고 있는 식중독의 원인은 20% 수준밖에 안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전상일 한국환경건강연구소장은 ‘식중독 예방을 위한 맞춤형 리스크 커뮤니케이션’ 발표에서 국민의 식품 위험성 인식을 위한 정부, 전문가의 적극적인 위험 소통을 촉구하기도 했다. 전 소장은 “식중독은 전 국민이 일상적으로 겪을 수 있어 위험 인식 수준이 매우 낮은 병이지만 발생 건수가 많아 사회적 비용이 매우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류경렬 농촌진흥청 유해생물팀장은 “식중독균 분석에 도입하는 최신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어떻게 국민 생활 안전과 연계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생산성, 품질 관리 중심 농산물, 식품 연구가 아닌 안전성 확보를 위한 연구가 늘어나야 할 것”이라고 했다.

[사진=antoniodiaz/shutterstock]

    맹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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