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망증, 쇼핑중독…이게 우울증 때문이라고?

우울증 환자는 항상 침울하고 무기력한 모습만 보일까?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우울증은 다양한 ‘생김새’로 표출된다.

대표적으로 충동구매가 있다. 흥청망청 돈을 쓰며 쇼핑하는 것도 우울증이 발현되는 한 양상이다.

우울증 환자가 과소비를 하는 것은 쇼핑이 주의를 딴 곳으로 돌려 불편한 마음을 달래주기 때문이다. 자신이 사고 싶은 것을 마음껏 사는 동안 일시적으로 자존감이 고양된다는 점도 이유다. 하버드대학 공공정책과가 발표한 연구에서도 우울증이 쇼핑 패턴을 바꾼다는 점이 확인된 바 있다.

하지만 ‘리테일 테라피(retail therapy, 쇼핑을 통한 기분전환)’은 단기적으로 기분이 향상되는 효과만 있을 뿐 다시 우울한 감정으로 재빨리 복귀하게 된다는 점에서 우울증을 완화하는 해결책은 아니다. 후회와 죄책감으로 더욱 기분이 침체되는 부작용이 일어나기도 한다.

쇼핑으로의 현실 도피처럼 온라인 공간으로 도망가는 심리도 우울증 환자에게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실질적인 오프라인에서의 사교생활보다 온라인 가상공간에서의 활동에 집착한다는 것이다. 인터넷 서핑에 빠지거나 게임에 광적으로 몰입하는 것도 우울증의 한 증상일 수 있다.

특히 청소년기 가정불화, 성적과 진로 고민, 친구와의 트러블 등으로 우울증이 발생한 청소년에게서 이런 특징이 나타난다. 무기력감, 식욕감퇴, 불면증 등 우울증의 전형적인 특징보다 이 같은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자칫 아이를 혼내 병을 키우는 원인이 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 다른 생각지 못한 우울증 징후로는 ‘건망증’이 있다. 자꾸 깜빡깜빡 해야 할 일을 잊어버린다면 우울증이 원인일 수 있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증가하면서 기억력을 관장하는 뇌 부위의 기능이 약해지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나이 든 사람에게 좀 더 심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어 자칫 치매와 혼동할 수 있다. 치매는 기억력 감퇴는 물론 계산하고 판단하고 공간을 지각하는 능력까지 점점 소실돼 궁극적으로 정상적인 활동이 어려워지는 병이다. 반면 건망증은 기억력 외의 다른 인지능력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점에서 구분이 가능하다. 우울증으로 인한 기억력 감퇴는 심리치료와 우울증약 복용 등으로 좋아질 수 있다.

[사진=Pop Paul-Catalin/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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