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노출 전공의 84% “안전 교육 전무”

병원의 방사선 안전 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형외과, 신경외과 등 방사선 노출 업무를 맡은 전공의가 피폭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29일 지난 5월 25일부터 나흘간 시행한 전공의 방사선 노출 경험 설문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인턴, 레지던트 660명을 대상으로 시행된 이번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96.9%는 “수술방, CT실 등에서 방사선에 노출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전공의는 CT 검사, 엑스레이 검사, 방사선 근접 치료 등 의료 현장에서 다양한 방사선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현행법은 방사선 피폭 우려가 있는 업무를 하는 방사선 관계 종사자에 대해 피폭선량계를 착용하고 선량 한도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보호하고 있다. 또 방사선 구역에는 등록된 방사선 관계 종사자만 출입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다.

이러한 방사선 관계 종사자 등록 제도에 대해 응답자의 59.8%는 “들어본 적도 없다”고 답했다. 관련 제도를 알고 있지만 “방사선 관계 종사자로 등록되지 않았다”고 답한 전공의도 34%에 달했다.

방사선 노출 업무에 대한 병원의 안전 불감증도 컸다. “방사선 노출 업무와 관련한 주의 사항 혹은 안전 교육을 받은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84.6%는 “없다”고 답했다. “조영실, 수술용 투시 조영 장비(C-arm) 업무 등 방사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상황에서 병원이 개인 피폭 선량계를 지급했는가”라는 질문에도 응답자의 90.4%가 “아니다”라고 했다.

응답자의 91%는 “방사선으로부터 보호를 받고 있지 못 하다”고 답해 전공의 대부분이 수련 환경의 안전성에 문제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관행적으로 CT 검사에 동행, 보조 업무에 참여하는 인턴들은 “인턴 오리엔테이션 당시 안전 교육을 요구했음에도 (교육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전혀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였다”, “인턴하는 동안 피폭 문제로 수련을 계속 해야 하는가 수없이 고민했다”고 호소했다.

설문에 참여한 전공의들은 방사선 피폭으로 인한 건강권 위협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했다. 전공의들은 “가임기 여성을 아무런 질문, 동의도 없이 방사선에 노출하는 것은 명백한 위법이며 인권 침해”, “방사선 피폭은 생명권을 위협하는 심각한 사안임에도 대형 병원은 철저히 갑과 을의 관점에서 을인 인턴에게 아무런 안전 장치 없이 방사선 피폭 업무를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승우 대한전공의협의회 부회장은 “전공의 방사선 피폭량이 어느 정도인지, 실제 피해가 있는지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설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추가 인터뷰 진행, 사연 제보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Tyler Olson/shutterstock]

맹미선 기자 twilight@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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