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는 전자담배 아니다…왜?

궐련형 전자담배인 가열담배는 일반 담배와 니코틴 농도에 별반 차이가 없으며 중독성도 유사하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제시됐다.

한국정신중독의학회(이사장 이상규)는 오는 5월 3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정한 ‘세계금연의 날’을 맞아 가열담배의 중독성과 유해성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기존 담배(궐련)가 담뱃잎을 800~850도의 온도에서 불완전 연소시키는 것과 달리, 가열담배는 연소되지 않을 정도의 열을 배터리로 발생시켜 에어로졸(대기 중에 부유하는 미세입장)의 형태로 니코틴을 흡입하는 담배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첫선을 보였는데, 기존 담배보다 냄새나 유해물질이 적다는 이유로 이용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동시에 가열담배의 중독성과 유해성을 경고하는 연구결과들도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가열담배는 기존 담배와 니코틴 농도가 거의 비슷하며 간접흡연을 통해 흡입되는 에어로졸의 니코틴 농도 역시 차이가 없다는 연구결과들이다. 또 살충제 원료로 사용되는 아세나프텐은 오히려 기존 담배보다 3배 많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한국정신중독의학회 노성원 학술이사(한양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흡연으로 인한 건강위험을 줄일 수 있는 확실하고 유일한 방법은 의학적 효과가 검증된 금연치료 뿐”이라며 “흡연이 흡연자뿐 아니라 비흡연자의 건강에도 막대한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또 다른 담배’에 지나지 않은 가열담배로 대체할 것이 아니라 보다 확실하고 정확하며 과학적 근거가 뒷받침되는 금연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정신중독의학회에 따르면 가열담배에 대한 다음과 같은 오해들이 있다.

◆ 가열담배는 전자담배인가?

우리나라 국민건강증진법은 궐련형 전자담배가 전자장치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전자담배로 분류하고 있다. 하지만 전자담배는 화학적으로 합성한 니코틴 액체를 사용하는 반면, 가열담배는 담뱃잎을 직접적으로 가열하는 방식으로 차이가 있다.

◆ 가열담배는 안전한가?

가열담배가 기존담배보다 혐오냄새가 적고 유해물질이 적다는 점을 내세운 광고들이 있지만 아직 가열담배가 건강 측면에서 우세하다는 객관적인 증거는 없다. 비인두암과 골수성 백혈병의 발병과 연관된 포름알데히드는 기존담배 함량과 큰 차이가 없고, 살충제의 원료로 사용되는 아세나프텐은 오히려 많다는 보고가 있다. 좀 더 정밀하고 객관적인 연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가열담배가 안전하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 가열담배도 중독되나?

담배가 해롭다는 걸 알면서도 끊기 어려운 건 니코틴의 중독성 때문이다. 기존 담배와 가열담배의 니코틴 농도가 거의 비슷하며, 간접흡연을 통해 흡입되는 가열담배의 에어로졸 니코틴 농도도 기존 담배와 차이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즉 가열담배도 기존 담배와 마찬가지로 니코틴 중독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 금연목적으로 가열담배를 피워도 되나?

가열담배가 금연에 효과가 있다는 객관적인 증거는 없다. 가열담배보다 앞서 출시된 전자담배의 금연효과도 아직 체계적인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 전자담배를 ‘첫 담배’로 시작한 청소년이 비흡연 청소년보다 이후에 기존 담배를 피울 위험이 약 3배 높다는 연구 결과를 고려한다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전자담배와 가열담배를 흡연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나 금연의 한 방법이라고 여기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

[사진=Stefano Guidi/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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