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합병증 ‘주산기심근증’, 사망률 100배 높인다

국내 최초로 임신 합병증인 주산기심근증을 분석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주산기심근증은 사망률과 재입원률이 높아 산모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지만, 관련 연구가 없었다.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순환기내과 유규형·한성우·최석원·윤종찬·이선기 교수 연구팀과 고려의대 김응주 교수팀이 2009년~2013년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 빅데이터를 활용해 국내 주산기심근증 환자들을 분석했다. 주산기심근증이 발생한 산모의 위험인자, 빈도, 입원 중 사망률 등을 살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주산기심근증의 위험인자는 만 35세 이상의 고령 임신, 임신과 합병된 고혈압성 질환인 전자간증, 임신성 당뇨병으로 나타났다. 첫 출산이거나 한 번의 둘 이상에 태아를 임신하는 경우에도 주산기심근증 위험도가 증가했다. 그 외에도 주산기심근증 환자는 제왕절개술을 하는 경우가 많았고, 태반조기박리, 자궁동맥색전술, 자궁적출술도 더 빈번했다.

특히 임신성 당뇨병은 이번 연구에서 처음으로 주산기심근증의 위험인자로 밝혀졌다. 또한, 기존에는 두 차례 이상 임신한 경우 주산기심근증 발생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에서 뒤집혔다. 오히려 초산일 때 위험도가 증가했다.

주산기심근증과 관련된 위험인자가 추가될수록 주산기심근증 발생위험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위험인자가 없는 산모와 6개 이상 위험인자를 가진 산모의 주산기심근증 발생 위험도를 비교했을 때 200배 가까이 차이 났다. 주산기심근증 환자의 병원 내 사망률도 차이가 컸다. 주산기심근증 환자의 원내 사망률은 1%로, 정상산모보다 100배나 높았다.

이선기 교수는 “저출산이 사회적 문제로 주목받는 가운데 산모 건강에 치명적인 주산기심근증의 정확한 발생률, 위험인자, 사망률 등을 확인했다”며 “주산기심근증이 만성 심부전으로 발전하여 영구적인 심장 손상이 발생하거나 재발하는 것을 막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내 주산기심근증의 발생률, 위험인자 및 임상적 특징에 대한 연구(Incidence, Risk Factors, and Clinical Characteristics of Peripartum Cariomyopathy in South Korea)’라는 제목으로 미국 심장학회 저널(Circulation: Heart Failure)에 실렸다.

[사진=gettyimagesbank.com/Zffoto]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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