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숭숭한 바이오, ASCO發 호재 터질까?

최근 몇 주간 바이오주는 삼성바이오발 악재와 남북 경협주에 쏠린 관심으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여기에 신약 개발의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바이오 주식 시장은 흔들렸다.

제약 바이오 기업은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을 실시하고 신약 탄생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임상 중간 결과를 해외 유명 학회에서 정기적으로 발표한다. 이를 통해 침체돼 있던 주가가 반등에 성공하기도 한다.

오는 6월 1일부터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제약 바이오 업계 최대 행사인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ASCO는 매년 3만 명 이상의 종양 전문가와 글로벌 제약사 관계자가 참석한다. 이번 행사에 참석해 신약 임상 결과를 발표하는 국내 기업은 한미약품, 유한양행, 신라젠, 에이치엘비, 메드팩토 등이다.

이들 기업은 17일 임상 연구 결과 일부를 발췌 요약한 초록을 공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 한미약품

한미약품은 올리타 개발 중단 이후 미국 스펙트럼에 기술 수출한 포지오티닙과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ASCO에서도 경구용 항암제 오락솔과 함께 이 두 신약 임상 결과 일부를 공개한다.

롤론티스는 골수 억제 화학 요법을 처방받은 환자 406명을 대상으로 한 호중구감소증 완화 임상 3상 연구에서 한국쿄와하코기린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뉴라스타에 대비 부작용과 안전성 등에서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롤론티스는 2018년 하반기 미국 허가 신청을 예정하고 있다.

HER 계열 단백질의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표적 항암제 포지오티닙은 전이성 유방암을 비롯해 폐암 등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전이성 유방암 환자 106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2상 결과 85명 환자에게서 바이오마커가 관찰됐다.

◆ 유한양행

유한양행은 오스코텍과 공동으로 개발 중인 폐암 표적 치료제 YH25448의 임상 1/2상 일부를 공개한다. EGFR TKI 저항성 비소세포 폐암 환자 105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 결과 76명의 환자에서 67%의 객관적 반응률이 나타났다.

이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의 51%보다 우수한 수치다. 뇌 전이 환자를 대상으로도 타그리소 대비 우월한 종양 감소 효과와 긴 생존 기간을 나타냈다. 특히 6주간 투약받은 T790M변이 폐암 환자에서 뇌와 폐 종양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 에이치엘비

에이치엘비는 아파티닙 관련 임상 결과 일부를 공개한다. 초록을 통해 공개된 임상 결과는 표준 치료 실패한 진행성 골육종 임상 2상, 진행성 연조직육종 임상 2상, 난치성 전이성 직장암 환자 구제 요법, 진행성 간암/위암 환자에 대한 PD-L1 항체 병용 임상 1상 등 8개다.

진행성 골육종 임상은 3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화학요법에 실패한 진행성 골육종 환자에서 높은 반응률과 지속기간을 확인했다. 진행성 연조직육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에서는 항암 작용이 관찰됐으며 치료 이력이 있는 환자에서 내약성이 확인됐다.

또 난치성 전이성 직장암 환자 26명을 대상으로 한 구제요법 연구에서는 단일요법에서 유효성을 확인했다. 특히 종양 예측 바이오마커인 종양변이부담(TMB) 가능성을 확인했다.

◆ 메드팩토

유전체 분석 서비스 기업 테라젠이텍스 자회사 메드팩토는 벡토서팁이라는 면역 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벡토서팁은 TGF 신호 체계 저해제로서 수용체인 TGFR1 기능을 억제한다.

일라이 릴리도 벡토서팁과 같은 단백질을 표적하는 기전 치료제 갈루니서팁을 개발 중이다. 하지만 부작용 때문에 투약 후 일정 기간 휴식기를 가져야 하는 갈루니서팁에 비해 벡토서팁은 저용량(30㎎)부터 고용량(340㎎)까지 양을 늘려도 심각한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초록에 공개된 연구는 진행형 고형암에 대한 임상 1상 결과 일부로, 29명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임상에서 140㎎ 이상을 투약받은 17명 가운데 6명이 안정병변에 도달했음이 확인돼 우수한 안전성을 입증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신약 개발 기업의 이런 발표가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김태희 연구원은 “미국임상종양학회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와 함께 제약 바이오 업계 최대 행사로 꼽힌다”며 “신약 개발 연구 결과를 다국적 제약사에 알리고 항후 기술 이전과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IBK투자증권 박시형 연구원도 “바이오섹터의 불확실성이 이어져왔지만 6월 들어 완화될 것”이라며 “장이 흔들릴 경우 신약 개발 기업은 임상 관련 데이터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gettyimagesbank.com]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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