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관 손상, 장(腸)으로 소변 통로 만든다

요관이 손상됐을 때, 신장 기능과 일상생활을 정상적으로 되돌리는 치료법의 효과가 입증됐다.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홍범식·정인갑 교수팀이 소장의 일부를 분리해 요관을 재건하는 ‘소장 요관 재건술’ 시행 결과, 소변이 효과적으로 자연 배출됐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2013~2016년 골반 종양 수술, 요관암 수술 등으로 요관이 손상되거나 대체가 필요한 환자 31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요관의 손상 범위가 길면 대개 스텐트 시술을 한다. 손상 범위가 길면 소변이 원활하게 내려가지 않아 감염 발생 시 신장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따라서 한 쪽 신장만 있거나 양쪽 신장과 연결된 요관이 모두 손상되면 스텐트 시술이 어렵다. 시행하더라도 3개월마다 스텐트를 교체해야 한다.

스텐트 시술이 불가능할 정도로 많이 손상되면 ‘경피적 신투 설치술’이 최선이었다. 이 시술은 소변이 신장에서 몸 밖으로 바로 배출되도록 피부를 미세하게 절개해 도관을 꽂는 형식으로, 수술 후에도 소변 주머니를 계속 차고 있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연구팀은 “소장을 일부 분리해 요관을 재건하면 소변도 정상 배출되고, 소변 주머니를 갈지 않아도 된다”며 “수술 전과 같은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수술팀은 소장 요관 재건술을 받은 환자 31명의 신장 기능을 측정했다. 크레아티닌 수치는 근육을 사용한 후 생기는 노폐물인데 소변을 통해 배출되기 때문에 수치가 높을수록 신장 기능이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술 후 평균 크레아티닌 수치는 1.17mg/dL로 수술 전(1.16mg/dL)과 거의 비슷하게 나타났다.

소장 요관 재건술은 방광암 치료를 위해 방광을 적출한 후 소장의 일부로 방광을 만드는 ‘소장 방광 수술법’을 응용한 것이다. 방광 용적이 작아졌을 때, 방광 확대 수술도 동시에 시행할 수 있다.

홍범식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소장을 이용해 손상된 요관을 재건하면 수술 범위가 크기는 하지만, 수술 이후 감염이 발생하지 않고 주기적으로 스텐트를 교체하거나 소변 주머니를 차고 다니는 불편함을 없앨 수 있어 환자의 삶의 질을 수술 전처럼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비뇨의학 학술지 ‘유롤로지(Urology)’에 최근 게재됐다.

[사진=서울아산병원 제공]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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