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신약에 꽂힌 중국, K-바이오의 기회?

중국 의약계가 정부 당국의 규제 개혁 이후 혁신 신약 도입이 늘어나고 외국 제약사와의 거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 2018’ ‘CFDA(중국 식약청) 개혁’ 세션 발표자로 나선 지앙페이 구이징 캐피탈 전무이사는 “중국은 의료 규제 개혁 이후 큰 변화가 있었다”며 “대표적인 것이 중국 의약품 시장이 혁신 신약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중국은 엄청난 인구에 따른 의료비 지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 규모는 중국 GDP의 약 5%인 3570억 달러(약 381조 원)에 이른다. 특히 상급 의료 기관과 이하 병원급은 수준 차이가 심해 병원과 환자가 의약품에만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지앙페이 전무는 “상급 의료기관은 최고의 의료진, 최첨단 의료 기술과 의약품을 구비하고 있다”며 “반면 3차 병원의 경우 예산이 부족해 병원과 환자 모두 고가 의약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의료 시장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에 돌입했다. 최우선적으로 중국 식약처에 해당하는 CFDA의 의약품 허가 절차에 칼을 들었다.

지앙페이 전무에 따르면 중국 의약품 허가 신청 과정은 지연되는 경우가 허다하고 허가에만 수년이 걸리는 등 여러 문제가 있었다. 이 때문에 중국에 수입되는 글로벌 제약사의 신약은 20%에 불과한 수준이었다.

중국 정부가 나서자 CFDA는 우선 심사를 받아 신약이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변경했다. 이를 위해 신약 허가 심사 인력도 600명으로 늘렸다. 이는 2012년 120명에 비해 약 5배 증가한 숫자. 제도 변경 후 세계적으로 출시되지 않은 혁신 신약이나 중국에서 생산될 혁신 신약 등이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지앙페이 전무는 “규제 개혁 이후 혁신적인 변화가 있었다”며 “시장 자체가 혁신적인 약들로 바뀌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앙페이 전무는 “2012년 5%에 불과했던 혁신 신약이 오는 2020년에는 15%정도로 약 3배 가까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회사와 외국 회사 간 거래도 활발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앙페이 전무는 “중국과 외국 회사의 거래 건수가 2000년 9건에서 2016년 64건까지 증가했다”며 “이 가운데 50%는 미국이 차지하고 있고 캐나다, 영국, 일본, 한국 등과도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의약품 시장이 신약 위주로 확대됨에 따라 국내 제약사의 대응도 주목되고 있다.

한미약품의 경우 이미 1996년 중국 현지에 북경한미약품을 설립해 지난해(2017년) 2141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대비 약 11% 성장한 수치다. 초창기에는 감기약 등을 판매했지만 최근에는 R&D 센터를 설립해 신약 개발에 착수했다.

1990년대 후반 일찌감치 중국에 진출했던 일양약품은 중국에서 상당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양주일양유한제약공사와 통화일양보건품유한공사를 운영 중인 일양약품은 지난해 두 회사를 통해 약 1000억 원을 벌어들였다.

이 외에도 대웅제약과 GC녹십자도 중국 현지 법인과 공장을 설립해 직접 제품을 생산하고 현지 법인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 진출이 예정돼 있고 녹십자는 면역글로불린 등 혈액 제제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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