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면 기분도 같이 울적해지나요?”

비가 내리면 평소보다 기분이 침울해진다는 사람들이 있다. 우울증은 어떨까? 비가 오면 우울증이 찾아오거나 좀 더 심해질 수 있을까?

우중충한 하늘과 음울한 기분 상태는 서로 연관이 있지만 흐린 날씨가 우울증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는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

오히려 미시간주립대학교의 논문에서는 흐린 날 ‘삶의 만족도’가 가장 높다는 연구결과가 도출된 바 있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다.

‘개인과 사회심리학저널’에 실린 이 연구(Does Life Seem Better on a Sunny Day? Examining the Association between Daily Weather Conditions and Life Satisfaction Judgments) 데이터를 보면 맑은 날이 곧 찾아온다는 전제가 깔린 흐린 날 삶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이틀간 흐리고 이틀간은 맑은 날이 연달아 벌어지는 시기에 특히 만족도가 높았다. 연구팀도 정확한 원인은 밝혀내지 못했지만 우리 뇌가 ‘희망’이라는 감정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희망적인 생각을 한다는 것, 즉 낙관론을 갖는다는 것은 ‘전전두엽 피질’이라는 뇌 영역의 활동과 연관이 있다. 이 뇌 부위는 유전자와 환경의 영향을 모두 받는다. 즉 날씨 변화라는 환경 요인 역시 이 뇌 부위의 활동성에 변화를 일으킨다.

날씨가 흐려도 ‘연습’을 통해 쾌활하고 즐거운 마음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주장도 있다. 낙관주의는 오랜 시간 경험의 축적에 의해 형성되는 만큼 장기간 훈련을 한다면 지금보다 긍정적인 전망을 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

심리학자 브라이언 킹 박사에 의하면 우선 자신에게 벌어진 일을 항상 ‘재앙’으로 인식하지 않아야 한다. 진짜 고통스러운 상황도 벌어지지만 인생 대부분에서 벌어지는 나쁜 일은 사실 ‘사소한 수준’의 일이라는 것. 별일 아니라는 사실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주 단위로 한 주간 일어난 일 중 생각대로 잘 풀린 일, 즐거웠던 일 등을 기록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런 시간은 삶을 보다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또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자신감과 대처 능력, 감정 회복 속도를 높인다.

감사를 표현하는 훈련도 도움이 된다. 불만이 많을수록 삶의 만족도가 떨어지고 불안과 우울 심리가 커진다. 매일 오늘 하루 일어난 일 중 감사할만한 일을 10가지씩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보다 충만해진다는 것.

비가 내리고 우중충한 날씨에도 일상에서 유머를 찾으려는 훈련, 밝은 음악을 들으며 기분을 북돋우려는 노력 등이 더해지면 날씨 변화에 압도되는 빈도가 줄어들 것이란 설명이다.

[사진=rob zs/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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