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N] 부드러운 단호함, 이정희 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


“그건 셀트리온 문제다.”, “안 되는 건 안 된다.”

23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열렸던 기자 간담회에서 단호함이 느껴졌던 이정희 이사장의 발언이다.

취임 후 첫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정희 이사장의 첫인상은 환한 웃음에 인상 좋은 옆집 아저씨 같은 푸근함이었다. 하지만 제약 바이오 업계의 현안을 놓고 기자의 질문이 이어지자 이정희 이사장은 단호한 어조로 간결하게 대답했다. 이날 기자의 주요 질문은 최근 이슈가 되는 제약 바이오 기업에 대한 금융 당국의 회계 감리, 유통 업계 갈등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연일 회자되는 제약 바이오 기업 회계 감리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제약 바이오 기업 회계 감리가 예정돼 있는데 연구개발비 회계 처리 문제에 대해 입장이 정리된 것이 있나?”라는 질문에 이정희 이사장은 “대부분 기업은 비용으로 처리하고 있다”며 “일부 자산 처리 경우도 임상 2기 후기, 임상 3상에서 처리하는 등 보수적으로 처리해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이사장은 “협회 회원사가 아닌 일부 바이오 벤처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사안”이라며 “연구 개발비를 자산 처리해 문제가 되는 (대표적인) 곳은 셀트리온 같은 회사지 우리 회원사는 해당되지 않는다”며 회계 감리 문제에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국의약품유통협회가 의약품 대금 결제 시 카드 결제 시행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서도 단호한 입장을 견지했다. 현재 의약품 유통 업계에서는 제약사가 의약품 대금 수금 시 카드 결제를 시행해 줄 것으로 요구하고 있는 상황. 이에 한국의약품유통협회는 각 제약사에 협조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희 이사장은 “유통협회가 제약바이오협회 회원사에게 요구하는 것이 있다”며 유통협회의 어려움은 알지만 제약업 전체 흐름을 방해하는 것은 수용하기 힘들다. 안 되는 건 안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이정희 이사장은 제약업계 공통 관심사이자 그동안 설왕설래 말이 많았던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 선임 문제를 놓고도 명쾌한 답변을 내놨다.

이정희 이사장은 “회장 선임의 까다로운 규정(장관, 국회의원 등의 경력자)과 회무 적응에 대한 어려움으로 당장 회장 선임은 없을 것”이라며 “여러 현안이나 바쁜 일이 지나고 나면 회장을 모실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이사장은 “이사장이 중심이 돼 부회장과 함께 대행 체제로 회무를 진행하고 6월 이사장단 회의에서 회장 선임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정희 이사장은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직과 함께 국내 제약 업계 공룡 유한양행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제약 업계 리더다.

기자 간담회 초기 긴장된 얼굴로 미세하게 떨리는 목소리로 인사말을 하던 이정희 이사장. 이후 계속된 간담회에서는 제약 업계를 이끌어온 노련한 전문가로서 때로는 여유 있는 웃음을, 때로는 단호한 어투와 표정으로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선보였다. 기자와 명함을 주고받는 자리에서는 “악수 한 번 합시다”라며 화통한 면모까지 보여주기도 했다.

제약 산업을 바라보는 국민의 차가운 시선에 책임을 통감한다던 이정희 이사장. 그리고 국민의 차가운 시선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꾸겠다는 이정희 이사장.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장착한 이정희 이사장의 행정력이 이끌 대한민국의 제약 산업 미래가 기대된다.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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