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완치의 길 열릴까?

새로운 개념의 당뇨병 치료제가 나올 조짐이 보인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과학부 이명식 교수팀이 ‘자가포식’을 활용하여 새로운 당뇨병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당뇨병 치료제와 다르게 당뇨병의 발생 원인에 바탕을 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가포식은 기능이 상실된 미토콘드리아 등 세포 소기관과 변성 단백질, 축적된 지방을 분해하여 세포 내부 항상성과 세포 생리 기능을 유지하는 과정이다. 자가소화작용이라고도 불린다.

자가포식이 정상적으로 조절되지 않으면 퇴행성 신경질환 및 암 등 여러 질병이 발병한다는 것이 밝혀져 자가포식을 조절할 수 있다면 활용성이 높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이명식 교수팀 또한 지난 10년간 자가포식과 당뇨병의 관계를 연구하여 자가포식 결핍이 비만 관련 당뇨병에 중요한 원인임을 규명했다.

이 교수팀은 자가포식 활성을 증진시키면 당뇨병 및 대사증후군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새로운 자가포식 증진제를 발굴해 당뇨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한국화학연구원에서 제공받은 7520개의 화합물 후보물질을 이용해 자가포식 활성을 증가시키는 물질을 스크리닝했다. 그중 하나인 ‘MSL’이 기존에 알려진 자가포식 증진제와 다르게 mTOR(세포 내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단백질 인산화 효소)을 조절하지 않는 상태에서 칼시뉴린을 활성화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칼시뉴린은 세포의 활성을 책임지는 세포 내 신호전달 물질 중 하나인데, 중요한 점은 MSL로 활성화된 칼시뉴린이 TFEB(자기포식 조절 물질)도 활성화한다는 것이다. MSL로 유도된 자가포식으로 인해 세포 내에 쌓인 지방이 감소하고, 비정상적인 미토콘드리아가 효과적으로 제거됐다.

연구팀은 MSL이 지방 및 비정상적인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함으로써 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는지에 주목했다. 실험용 쥐 모델을 통해 연구한 결과, 유전적으로 식욕이 증가된 비만 생쥐에서 당뇨병 개선에 효과가 있었다.

이명식 교수는 “자가포식 증진을 통해 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실마리를 제시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당뇨병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 등 퇴행성 신경질환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대사 증후군 및 당뇨병 치료를 위한 신규 자가포식 증진제)는 최근 세계적 과학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12.124)’에 실렸다.

[사진=Andrey_Popov/shtterstock]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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