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주사제 나눠 쓰기 관행 부당 삭감 때문”

의료계가 병원 내 주사제 나눠 쓰기 관행의 책임을 보건 당국에 물었다.

대한신생아학회는 지난 7일 전국 77개 신생아 중환자실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맥용 지질 주사 제제 사용 실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의료 기관 중 44.2%가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 전까지 주사제 1병을 환자 2명 이상에게 분할 투여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7개 병원은 “지질 주사제 삭감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한 병원은 “2016년 초까지 인트라리피드 주사제 사용분이 반만 인정되고 반은 삭감됐다”고 전했다.

김기수 대한신생아학회 회장은 이들 병원이 “돈을 아끼기 위해서가 아니라 삭감을 당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를 피하고자 주사제를 나눠 쓰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료계 인사 다수도 잘못된 병원 내 관행의 원인이 보건 당국의 부당 삭감에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시도의사회장단 등 500여 명의 의료계 대표자는 지난 8일 서울 광화문에서 의료계 대표자 규탄 대회를 열고 ‘환자 진료 부당 삭감 심평원을 구속하라’는 구호를 제창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심평원은 병원들이 주사제를 나눠 쓰지 않으면 요양 급여 비용을 삭감하는 채찍을 휘둘러오다가 그런 적이 없다고 말한다”고 외쳤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 역시 “동네 의원에서 100cc짜리 주사용 증류수 한 병을 쓰고 남은 용량을 버린 뒤 한 병으로 청구하면 버린 분량은 삭감당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사진=shutterstock]

    맹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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