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사고 셀트리온은 팔라고?

바이오 기업 대표 주자는 셀트리온과 삼성이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핵심 사업으로, 의약품 위탁 생산(CMO) 사업도 함께 하고 있다. 삼성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통해 대규모 의약품 위탁 생산 사업을 진행하면서 바이오시밀러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두 기업 모두 비중은 다르지만 바이오시밀러 개발 및 의약품 위탁 생산 사업을 진행 중이다. 더욱이 한국을 대표하는 바이오 기업으로서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시장에서 거대 제약사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특히 업계는 셀트리온과 삼성이 한국 바이오 산업을 이끌 주역이라고 공통적으로 평가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이 두 기업을 바라보는 일각의 시선과 평가는 사뭇 다르다. 이런 양상은 두 기업의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셀트리온 ‘팔고’ 삼성 ‘사라’

외국계 증권사의 기업 리포트를 살펴보자.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물론 증권사 리포트가 그 기업의 모든 가치나 여러 상황을 고려한다고는 볼 순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리포트 의견 하나하나에 해당 기업 주가가 출렁일 만큼 투자자에게 실질적인 영향력을 미친다는 점에서 무시할 수 없다. 더욱이 국내 투자자의 신뢰도가 높은 외국계 증권사 의견이라면 말이다.

“바이오시밀러 시장 경쟁 심화, 매도해야” (모건스탠리)

“이익 증가 고려해도 주가 너무 높아” (노무라증권)

몇 달 간격으로 내놓은 셀트리온에 대한 외국계 증권사 리포트다. 셀트리온에 대한 의견은 결코 좋지 않다. 실적이나 향후 가능성을 고려해도 주가가 너무 높게 책정됐다는 것이다. 셀트리온 주가가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돈다는 평가다. 게다가 바이오시밀러 시장 경쟁 심화도 셀트리온에게 나쁜 영향을 줄 것이라 판단했다.

“2026년까지 연평균 28% 성장, 매수해야” (노무라증권)

“생산 시설 증축과 바이오시밀러 상업화로 성장 잠재력” (JP모건)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평가는 사뭇 다르다. 연평균 성장치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가 하면, 생산 공장 증축과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상업화를 성장 잠재력으로 평가했다. 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빠르게 성장하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메이저 플레이어가 될 것이라며 호평했다.

실적 차이 월등한데도 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로직스를 바라보는 시각은 왜 다를까. 주가를 가장 잘 반영한다는 실적 때문일까. 살펴보자.

[표1]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실적표. <左> 셀트리온, <右> 삼성바이오로직스


[표 1]은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재무제표다. 왼쪽이 셀트리온 주요 실적이고, 오른쪽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실적이다. 지난해(2017년) 12월 기준 셀트리온은 9491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 이익은 5220억 원, 당기 순이익은 4007억 원으로 높은 이익률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출 4646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 이익은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서 660억 원을 올렸다. 하지만 당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줄어들긴 했지만 흑자로 돌아서지 못하고 97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현재 실적으로만 보면 매출 규모나 이익률 등 셀트리온이 삼성바이오로직스보다 월등히 높다. 증권 업계가 예측한 2018년 실적도 셀트리온이 압도적이다. 적어도 실적만 놓고 본다면 셀트리온엔 부정적이고 삼성바이오로직스에는 긍정적인 증권사 리포트를 이해하기 어렵다. 주가 역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셀트리온보다 높게 형성되고 있다. 일반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을까.

성장 가능성도 주목해보자. 성장 가능성에 대해선 바라보는 시각차가 존재할 수 있다.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바이오시밀러를 포함한 바이오 의약품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보편적인 시각이다.

아이큐비아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바이오 의약품 비중은 2010년 18%에서 2022년 29%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까지 세계 100대 의약품 가운데 절반을 바이오 의약품이 차지할 것이란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바이오시밀러 시장도 한층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바이오 의약품 시장 규모가 확대되면 바이오 의약품 생산량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CMO 비중이 확대된다. 바이오시밀러 시장도 커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그런데 이마저도 증권사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각기 다른 잣대로 활용하고 있다. 셀트리온 보고서에는 “바이오시밀러 시장 경쟁 심화가 예상된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담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보고서에서는 경쟁 심화가 아닌 “빠르게 성장하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 “출범 7년도 안 돼 세계 최대 바이오 CMO 회사가 됐다”며 아주 긍정적인 시각을 담았다.

또 다른 사례도 있다. 연구 개발비(R&D) 회계 이슈가 불거졌을 때 외국계 증권사는 대형 악재로 취급하며 셀트리온 목표 주가를 대폭 낮춰 제시했다. “셀트리온 수익성이 안정적이지 않고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것”이란 이유였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 회계 이슈가 터졌을 때는 “특별한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라고 매수를 주문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외국계 증권사 리포트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국내 증권사는 잘 하지 않는 매도 의견을 신뢰가 높은 외국계 증권사가 냄으로서 투자 심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평가다.

한 경제 전문가도 “외국계 증권사 매도 보고서가 나오면 영향력이 상당하다”고 동감을 표한다. 하지만 그 분석에는 의구심을 표하는 이들이 많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주가를 떠나 외국계 증권사의 매도 리포트는 근거가 빈약한 편”이라며 “허술한 분석으로 기업 가치를 폄하한 측면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셀트리온과 삼성을 대하는 이중잣대는 도대체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시민과 투자자는 궁금하다.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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