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먹는 비타민 E, 혈전증 우려

요즘 비타민 E가 치매 예방에도 좋다며 복용하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비타민 E는 난임 여성이나 어깨, 목 결림, 팔 다리 저림 및 냉증 등 말초 순환 기능 장애를 겪는 갱년기 여성을 위한 약품으로 나와 있다. 문제는 의사의 처방전 없이도 환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일반 의약품이라는 점이다.

일반 의약품은 약에 의해 생기는 인체의 생리적 변화가 전문 의약품만큼 크지 않아 환자 스스로 약국에서 살 수 있도록 분류된 약이다. 하지만 비타민 E는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만만치 않은 부작용을 겪을 수도 있다.


1. 혈전증 발생 위험 증가

에스트로겐이 포함된 피임약을 먹는 여성은 먼저 약사나 의사와 상의 후 비타민 E 복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임신부의 경우 비타민 E 고용량 사용에 대한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복용을 하지 않는 게 좋다. 본인 또는 부모 형제가 기관지 천식, 발진, 두드러기 등의 병력을 가지고 있는 환자도 조심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혈전이 생성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 비타민 E를 복용하면 혈전증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혈전증은 심장이나 혈관에서 피가 엉겨 붙는 혈전이 만들어지는 질환을 말한다.

혈전이 피를 따라 흐르다가 동맥이나 소동맥에 걸려 혈류를 막는 것이 동맥 색전증이다. 동맥의 한 부위에 색전이 걸리면 동맥 혈류를 막아 혈액, 산소, 영양분이 우리 몸의 조직이나 기관으로 공급되지 못한다.

2. 심장 안 좋은 사람, 비타민 E 복용 주의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답답하며, 어지럽고 숨이 차는 심방세동은 심장 내에 혈전을 만드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동맥 색전증의 원인이 된다. 관상동맥 질환이나 류마티스성 심질환에 의해서도 심장 내의 혈전 및 동맥 색전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일부 중년 여성들은 비만 등으로 심장에 혈전이 생길 우려가 높다. 문제는 건강 검진을 제대로 하지 않는 여성이라면 자신이 피가 엉겨 붙는 병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도 모른다는 것이다. 치매에 좋다는 주위의 말만 믿고 약국에서 비타민 E를 사서 복용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3. 비타민 E의 치매 예방 효과? 글쎄…

비타민 E는 약국에서 개인이 마음대로 살 수 있지만 용법이나 용량을 잘 지켜야 한다. 하루에 300 IU가 넘는 고용량의 비타민 E를 복용하면 구토, 장 경련, 피로, 두통,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의 상승 등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나해란 가톨릭대학교 의과 대학 여의도 성모병원 교수는 지난 2일 치매 예방 및 관리 캠페인에서 “비타민 E는 경도의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서는 19%가량의 증상 악화 방지 역할 정도를 할 뿐 예방 효과를 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치매 예방에는 운동이 가장 효과적인데, 운동을 꾸준히 하면 치매의 원인인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40% 정도 감소한다는 임상 시험 결과가 있다. 운동은 일주일에 5회,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의 강도로 하는 게 좋다.

퍼즐 게임 등 두뇌 활동을 촉진시키는 인지 훈련, 하루 7~8시간 정도의 충분한 수면 등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비타민 E는 자연에서 생산된 식품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 E가 풍부한 음식으로 아몬드, 아보카도, 연어, 계란 등이 꼽힌다.

[사진=bestglucosaminefordogs.org]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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