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산제·항생제, 알레르기 체질 만들 수도

아기에게 제산제나 항생제를 투여하면 알레르기 체질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밝혀졌다.

미국 군의관 의과대학에서 국방부 군인 및 관계자를 위한 건강 프로그램인 ‘트라이케어(TRICARE)’에 등록된 생후 6개월 이내의 아기 79만 213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제산제나 항생제 같은 약물은 일반적으로 무해하다고 알려져 자주 토하는 아기에게 투여하곤 한다. 연구팀은 약 4년 동안 대상 아기들을 추적 조사한 결과, 반 이상이 식품 알레르기, 발진, 천식, 꽃가루 알레르기와 그 외 알레르기 질환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생후 6개월 이내에 제산제를 처방받은 아기는 식품 알레르기로 발전할 가능성이 두 배나 높았고, 아나필락시스(알레르기성 쇼크) 같은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50% 이상 높았다. 항생제를 투여받은 아기 또한 아나필락시스와 꽃가루 알레르기 위험이 50% 이상이며 천식 위험이 두 배 이상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제산제나 항생제가 아기의 내장 박테리아 형성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내장 박테리아는 건강한 면역 시스템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항생제와 제산제는 아기들의 마이크로바이옴(몸속 미생물 및 유전자) 형성을 바꿀 수도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 건강과 질병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아 천식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도 잘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제산제는 단백질이 소화되는 방식을 바꾸며 면역 체계 경로를 바꿀 수도 있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기에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연구를 주도한 에드워드 마이터 교수는 “아기들에게 이 약물들을 처방하는데 더 주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조사한 아기 중에 이미 알레르기 질환이 있었으나 오진되어 제산제나 항생제가 투여된 경우가 일부 있을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는 지난 2일 미국의사협회 소아과학회지(JAMA Pediatrics) 온라인판에 실렸다.

[사진=alice-photo/shutterstock]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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