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삼성, 트럼프 덕 볼까?


[미국發 약가 인하 ‘두 얼굴’ ①]

“제약계 폭리 관행을 바로 잡겠다. 내가 약가를 끌어내릴 것.”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던 2016년 12월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약 업계 약가 인하를 주장하며 이른바 ‘트럼프 케어’ 정책을 펼치고 있다.

미국 내 약값이 너무 비싸다는 게 주된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터무니없게 높은 약가를 책정하고 허점을 이용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며 미국 제약 업계를 ‘파렴치한’으로 몰아세웠다.

미국 내 약가 인하 정책은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 지난 2월 미국 행정부가 공개한 예산안을 살펴보면 지난해보다 4조4000억 달러(5.6%↑)가 늘어났지만 복지 예산은 1조7000억 달러가 삭감됐다. 특히 노인에게 적용되는 처방 의약품 비용이 포함된 메디 케어 예산이 줄어들면서 약가 인하를 시사했다.

바이오시밀러 ‘꽃길’ 걸을까?

트럼프 대통령은 약가 인하를 위해서 시장 경쟁 체제를 주문한다. 그 방안 가운데 하나가 바로 바이오시밀러 시장 확대다.

지난 3월 28일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수장 스콧 고틀립 국장이 직접 나서 “오리지널보다 약값이 싼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비슷한 효과에 상대적으로 값이 싼 바이오시밀러가 미국 시장에 유입되면 자연스럽게 오리지널 약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에 기반을 둔 조치다.

더욱이 지난해(2017년) 6월 미국 연방대법원이 FDA 승인을 받은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출시까지 6개월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밝히면서 출시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에는 FDA 허가를 받은 바이오시밀러도 최대 6개월 후에야 출시가 가능했다.

실제로 존슨앤드존슨 등 오리지널 약을 보유한 미국 제약사는 이런 점을 우려해 특허 침해를 이유로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를 상대로 여러 차례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는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입을 늦추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국내 기업이 선도하고 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주인공이다. 때문에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 확대 전략은 고스란히 이들 기업에게 수혜가 될 전망이다. 특히 셀트리온 등 국내 기업은 다른 글로벌 제약사보다 개발과 출시 속도가 월등해 빠르게 미국 내 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 시장에 자가 면역 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와 ‘렌플렉시스’를 각각 출시한 상태다. 특히 램시마는 2016년 11월 미국 시장에 첫 발을 내딛은 지 1년 만에 연간 매출 1300억 원을 돌파하며 인상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오리지널 얀센의 ‘레미케이드’의 매출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유방암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와 혈액암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의 미국 FDA 판매 허가를 신청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공동 투자하고 글로벌 제약사 머크가 개발한 당뇨병 치료제 ‘란투스’ 바이오시밀러 ‘루수두나’는 지난해 7월 잠정허가(tentative approval)를 받았다. 따라서 허가 승인이 이뤄지면 경쟁 바이오시밀러가 없는 상황에서 미국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크다.

투자 업계는 “미국이 약가 인하 효과를 볼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바이오시밀러 활성화”라며 “시대적으로 셀트리온 같은 대형 바이오시밀러 기업의 등장이 필요한 때”라고 분석하고 있다.

강양구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도 한 투자 세미나에서 “미국 정부가 고가 의약품에 대한 부담이 많은 만큼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수요가 높다”며 “셀트리온은 오리지널을 추월한 유럽 시장 점유율을 미국에서도 기록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송영두 기자 songzio@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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