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자 시점, 스트레스 줄인다 (연구)

열차 안 옆자리에 배가 불룩한 젊은 여성이 조심스레 앉는다. 따뜻한 미소를 띠며 묻는다.

“몇 개월이에요?”

여성이 눈썹을 씰룩인다.

“아니거든요? 임신?”

헉! 지구가 갈라져 나를 삼켜주었으면 좋겠다.

이런 상황이라면 아무리 궁금해도 오지랖을 여미는 것이 옳다. 그러나 당혹스럽거나 부끄러운 일을 당할까 두려워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다면 그건 다른 문제다. 예컨대 강의시간에 궁금한 게 있는데도 비웃음을 살까봐 질문을 포기하거나, 회의 시간에 동료들의 빈축이 두려워 반론을 꺼내지 못하는 경우다.

최근 미국 카네기 멜런 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이런 사람들에게 제안할만한 좋은 전략이 있다. 바로 ‘관찰자 시점’이다.

예를 들어, 앞선 열차 일화에서 자신을 질문자와 동일시한다면 쥐구멍을 찾고 싶은 심정이 될 것이다. 그러나 상황에서 한 발짝 떨어져 관찰자 혹은 구경꾼의 시점을 유지한다면 어떨까? 즉 일화의 주인공이 아니라, 독자의 입장이 되어 보면 어떨까?

연구진은 “당신이 혹시 벌어질지 모를 당혹스러운 상황을 상상할 때마다 관찰자의 시점을 유지한다면, 상황을 지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대학생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세 가지 광고 영상으로 실험을 했다.

첫 번째 영상은 요가 수업을 받다가 방귀를 뀌는 상황이었다. 두 번째는 성병 검사를 받는 사람들에 관한 것이었다. 세 번째는 썸이 시작된 상대방과 대화하다가 자기도 모르게 방귀를 뀌는 상황이었다.

연구진은 세 가지 영상을 본 학생들의 감상을 물으면서, 그들이 상황 속에 자신을 얼마나 주인공 혹은 관찰자로 자리매김하는지 살폈다.

그 결과, 주인공의 시점을 강하게 유지하는 학생일수록 당혹스러운 상황 속에서 자의식 척도가 높았고, 의식적으로라도 관찰자 시점을 유지한 학생은 자의식 척도가 낮았다.

연구진은 잠재적인 당혹감이 예상될 때 관찰자 시점으로 상황을 직시하는 훈련을 한다면 스트레스가 줄고, 껄끄러운 상황을 회피하려는 일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리 지앙 연구원은 “잠재적인 당혹감은 우리가 상황을 회피하고 타인에게 조언을 구하는 걸 방해한다”면서 “예컨대 돈이 필요하거나 예상치 않은 임신을 했을 때 타인에게 말을 꺼내기가 부끄러워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아이클릭아트]

이용재 기자 youngchaeyi@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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