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셰이크 한 잔도 혈관에 나빠 (연구)

기분이 처지는 날에는 단 것, 기름진 것이 당기기 마련이다. 그럴 때 마시는 초콜릿 밀크셰이크 한 잔은 사람을 반짝 힘나게 해준다는 의미에서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지.

그런데 밀크셰이크 같은 고지방 식품은 단 한 잔을 마시는 것만으로도 혈관과 적혈구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오거스타 대학교 연구진은 열 명의 건강한 성인 남성에게 밀크셰이크를 마시게 했다. 우유, 휘핑크림, 아이스크림으로 만든 셰이크에는 지방이 80g 들었고, 열량은 1000kcal에 달했다.

네 시간 후 남성들의 혈관은 이완 정도가 덜했고, 면역 시스템은 무언가에 감염되었을 때처럼 반응했다. 또한, 적혈구 중 일부의 형태가 달라졌다. 크기는 작아지고, 모양은 매끄러운 대신 뾰족해진 것. 마이엘로퍼록시데이스가 일시적으로 증가한 것도 특이 사항이었다. MPO라고도 불리는 이 효소의 증가는 혈관 경직이나 심장 마비와 관련이 있다.

줄리아 브리튼 교수는 지방 함량이 높은 식사를 한 직후에 심장 마비를 일으키거나 급사한 경우들을 설명하는데 이번 연구가 유용할 것이라는 기대를 밝혔다.

물론 규모가 매우 작다는 것, 더하여 뾰족한 적혈구가 혈관 건강에 해로운지를 아직은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은 한계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전 연구들을 보면, 고지방 식품을 지속해서 섭취한 쥐들은 적혈구 모양에 변화를 일으켰다. 변화는 항구적이었으며,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하는 면역 반응이 나타났다.

미국 심장 학회는 건강한 성인의 경우, 지방을 매일 섭취하는 열량의 20~35% 정도로 제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루에 2000kcal의 식사를 하는 사람이라면, 44~78g의 지방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우리는 때때로 선을 넘는다. 우울하다는 핑계로 더블 치즈버거에 밀크셰이크를 큰 사이즈로 들이켜는 날도 있는 것이다. 줄리아 브리튼 교수는 너무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고지방식의 부작용은 즉각적이지만 또한 일시적인 것이라서 한 번뿐이라면, 우리 몸은 그를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논문은 ‘실험 연구(Laboratory Investigation)’ 저널에 게재되었다.

[사진= Africa Studio/shutterstock]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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