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발암 물질, 의학적 증거 없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고등법원이 지난 3월29일(현지시간) 모든 커피 제품에 발암 경고문을 부착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려 커피 애호가를 당황하게 하고 있다.

법원은 ‘커피를 볶는 과정에서 화학물질 아크릴아미드가 발생하며 발암의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문을 커피 제조 및 판매업체들이 게시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커피 원두를 볶는 과정에서 암 유발 화학 물질이 암을 유발할 정도로 유해하지 않다는 주장을 커피 제조사 측 변호인이 충분히 증명하지 못했으며, 결국 관련 내용 게시를 의무화한 주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과학계에서는 ‘커피가 암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의학적 근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주장이 있다고 유피아이(UPI)가 보도했다.

커피가 암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논란이 나온 이유는 볶은 커피콩에 들어있는 아크릴아미드라는 성분 때문이다. 하지만 이전의 여러 연구에서 아크릴아미드라는 물질이 어느 정도 들어있어야 건강에 위협이 되는지 조차 밝혀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아크릴아미드는 2002년에 처음 발견된 화학 물질로서 식품에 자연적으로 들어있는 당분과 아미노산에서 형성된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2015년 아크릴아미드를 발암 물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류했다가 1년 후에 취소했다.

IARC가 커피 섭취와 관련해 인간과 동물을 대상으로 한 1000여 개의 연구 결과를 발표한 23명의 과학자들을 인터뷰한 결과, 커피가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은 부적절한 증거라는 결론을 내렸다.

IARC에 따르면 커피가 췌장암을 비롯해 유방암, 방광암, 전립선암의 유발 요인이라는 어떠한 과학적 근거도 없었으며 오히려 간암과 자궁내막암 등의 암 발병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화학자인 로렌 로빈은 UPI와의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 아크릴아미드는 탄수화물이 많이 든 식품을 고온에서 오랫동안 굽거나 튀기는 방식으로 조리할 때 축적될 가능성이 크다”며 “하지만 삶거나 찔 때에는 보통 아크릴아미드가 형성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먹는 음식에서 아크릴아미드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 때문에 음식 몇 가지를 안 먹는다고 해서 아크릴아미드에 노출되는 것을 피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사진=아이클릭아트]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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