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바싹 구우면 고혈압 위험↑

스테이크를 레어(살짝 굽기) 대신 웰던(바싹 굽기)으로 조리해 먹으면 혈압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기를 너무 바싹 구우면 해로운 화학 물질이 나와 혈압을 높인다는 것이다.

미국 하버드 대학교 공중보건대학원 연구팀은 10만4000여 명의 미국 건강 관련 종사자를 대상으로 장기간에 걸려 진행되고 있는 연구를 토대로 육류 섭취와 혈압 간의 관계를 분석했다.

연구 시작 시점에서 대상자 가운데 고혈압이 있거나 심장 질환이 있는 사람은 없었다. 이후 12~16년이 지나 3만7000여 명에게서 고혈압이 발생했다.

연구 결과, 육류를 고온에서 완전히 익혀 먹는 사람 중에서 고혈압이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기를 웰던으로 먹는 사람들은 레어로 먹는 사람에 비해 고혈압이 발생할 가능성이 15% 높았다.

연구팀은 이형고리 방향족 아민화합물(HAA) 섭취율도 조사했다. HAA와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PAH)는 고기 등을 태울 때 나오는 화학 물질로 인체에서 염증을 유발해 고혈압을 비롯해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HAA 섭취량이 상위 20%인 사람은 하위 20%의 사람에 비해 고혈압 위험이 17% 높았다. 이는 한 달에 15차례 이상 고기를 바싹 구워서 먹는 사람은 같은 조리 방법으로 4차례 이하로 먹는 사람에 비해 고혈압 위험이 17% 높은 것과 일맥상통한다.

연구팀의 리우 강 박사는 “이번 연구는 육류의 섭취량을 줄이는 것은 물론 고온에서 바싹 굽는 조리법까지 개선해야 고혈압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미국심장협회 대변인 린다 반 혼 박사는 “고혈압을 막기 위해서는 소금 섭취량을 줄이고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고, 운동을 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 외에 바싹 구운 고기 섭취도 제한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Grilling and other high-temperature cooking may raise risk of high blood pressure)는 3월 21일(현지 시간) 미국심장협회 연례 모임에서 발표됐다.

[사진출처=stockcreations/shutterstock]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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