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일에 누군 상처받고, 누군 괜찮고…

동일한 사건의 경험자이지만 어떤 사람은 심각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어떤 사람은 순식간에 이런 기억을 잊는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 걸까.

성폭력, 태움, 총기 난사 등 최근 사회면을 장식하는 일련의 사건들은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피해자들을 낳는다.

충격적인 일을 경험한 사람은 보통 한 달 이내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나타나는데, 같은 경험을 하고도 비교적 회복력이 좋은 사람들도 있다.

그 차이를 살핀 이스라엘과 네덜란드 공동 연구팀의 새로운 논문(Dynamic networks of PTSD symptoms during conflict)이 최근 정신의학(Psychological Medicine)에 실렸다.

연구팀은 지난 2014년 벌어진 이스라엘 가자지구 50일 전쟁 동안 이스라엘에 거주했던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 데이터는 심각한 갈등이 벌어지는 지역에서 외상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충분히 경험할만한 조건에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수집했다는 점에서 데이터 신뢰도가 높다. 

실험참가자들은 30일간 아침과 저녁으로 하루 2차례씩 본인의 증상을 기록했다.

진단 체크리스트는 4가지 증상 영역에 대한 셀프 보고 형식으로 진행됐다. 악몽이나 환각, 사건을 떠올리게 만드는 것에 대한 회피, 기억 상실이나 자기비판과 같은 부정적 감정 변화, 짜증·분노·불면증·집중력 저하·놀람반응 등 반응성의 변화 등이다.

연구팀은 체크리스트를 분석해 놀람반응이 향후 PTSD 증후군이 나타날 가능성을 예측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라는 점을 발견했다. 놀람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PTSD 환자가 될 확률이 높다는 의미다.

충격적인 경험을 한 뒤 나타나는 증상은 다른 증상과 상호 작용해 PTSD로 발전할 가능성을 높인다. 증세 간의 상호 작용을 주도하는 증상이 무엇인지 식별할 수 있다면, 이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집중 치료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외상 장애에 취약한 사람들의 특징을 지속적으로 파악해나가면, 예방 차원의 치료법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사진=Sangoiri/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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