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억력 높이는 임플란트 개발

기억력을 증진시키는 ‘뇌 임플란트’가 개발됐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등의 연구팀은 간질 환자 25명을 대상으로 뇌 임플란트를 시술한 결과, 기억력이 15%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실험은 환자들이 임플란트를 켜거나 껐을 때 단어 암기력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 지 측정하는 방식이었다. 실험에 참가했던 환자 데이비드 메이브리 씨는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임플란트를 켜거나 끄는 것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 장치는 아직 실험 단계지만 연구진은 향후 치매나 외상성 뇌 손상 환자의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상업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번 실험의 성공은 미국 국방부의 지원 덕에 가능했다. 국방부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참전 군인들이 겪고 있는 외상성 뇌 손상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지난 몇 년간 7000만 달러를 들여 뇌 신호를 해독하는 연구를 지원했다.

마이클 커해너 펜실베이니아 대학 교수는 이번 장치는 정보를 저장하는 측면에 치중돼 있으나, 앞으로 기억을 떠올리는 부분까지 다루면 기억력을 비약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다고 예측했다.

에드워드 챙 교수는 이번 연구의 확장 가능성에 대해 “임플란트를 심는 뇌의 부위를 달리 한다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치료법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이 보여주는 가능성의 이면에는 위험도 있다. 전문가들은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ADHD) 치료약이 ‘공부 잘 하는 약’으로 오용된 과거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뇌 임플란트가 기억력 증진 장치로 남용될 위험을 경계했다.

이번 실험에 쓰인 임플란트는 뇌의 여러 부위에 전극을 연결하는 형태여서 아직은 심각한 뇌손상이 있는 환자에 한해 까다로운 시술을 해야 하는 장치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디에이고의 브래들리 보이텍 교수는 “벼락치기로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에게 시술할 단계는 당연히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언젠가 덜 침습적인 방법으로 임플란트를 심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며 “그때가 되면 이 기술이 윤리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연구(Closed-loop stimulation of temporal cortex rescues functional networks and improves memory)는 6일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사진= Robert Kneschke/shutterstock]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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