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웃음소리 구분에 둔하다 (연구)

사람은 목소리만 듣고도 상대방이 누구인지 알아맞히는 능력이 있다. 그런데 예외 사항이 있다. 웃음소리를 구분하는 능력이다.

영국 런던대학교의 최근 연구에 의하면 사람은 웃음소리를 분별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이는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말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내는 발성과 달리, 웃음은 발성기관과 폐가 불수의적으로 움직인다. 이로 인해 보통 목소리를 구분할 때 사용하는 단서들이 가려질 가능성이 있다. 웃음소리는 전염성이 있어 감정 정보에 혼란이 생기면서 구분하기 어려워진다는 주장도 있다.

연구팀은 웃음소리를 구분하기 어려운 이유가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일단 웃음소리 녹음을 위한 사람들을 모집했다. 재미있는 소리를 들려주거나 영상 클립들을 보여주면서 진짜 웃음소리를 녹음했다. 더불어 가짜 웃음소리도 녹음했다.

그 다음 평균 연령 24세의 실험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녹음한 웃음소리 2개를 들려주고, 두 웃음소리가 동일 인물인지 아닌지 구분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실험참가자들은 가짜 웃음보다 진짜 웃음소리를 들을 때 동일 인물인지 아닌지 분별하는 능력이 떨어졌다.

즉 의도적으로 발성을 하는 가짜웃음보다 불수의적인 움직임으로 나는 진짜웃음이 목소리 분별을 어렵게 만든다는 의미다.

이는 진화론적인 설명이 가능하다. 동물의 발성은 다른 사람의 신원을 분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위협적인 상황에 처했다는 신호를 전달하거나 음식이 있는 곳을 알리는 정보를 전달하는 등의 목적으로 발달했다. 진짜 웃음소리는 이 같은 동물적인 발성과 유사하기 때문에 분별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반면 가짜 웃음은 인간이 사회화되면서 익숙해진 의도적인 발성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분별하기 쉬운 것으로 설명된다.  

이러한 내용(Impoverished encoding of speaker identity in spontaneous laughter)은 진화와 인간 행동(Evolution and Human Behavior) 2018년 1월호에 게재됐다.

[사진=oneinchpunch/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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