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나보타’, 미국 진출 글렀나?

‘아메리칸 드림’. 국내 제약사에게 미국 시장은 여전히 꿈의 무대이자 최종 목표다.

미국 제약 시장은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다. 당연히 시장 규모가 작은 한국보다 미국에서 약을 판매하는 게 훨씬 이득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많은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이 미국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거쳐야 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다.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선 일련의 허가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의약품 생산 공장에 대한 FDA GMP(의약품 제조 관리 기준) 실사 역시 그 가운데 일부다.

지난 24일 대웅제약 공장에 대한 FDA 실사 결과(Form 483)가 공개됐다. 대웅제약이 개발한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를 생산하는 제2공장에 대해 FDA가 지적 사항을 적시한 것. FDA가 지적한 사항은 ▲무균 시설 결함 ▲서면 작성 및 공정 관리 절차 ▲직원 교육 및 훈련 등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제약 업계와 투자 업계에서는 일제히 우려를 나타냈다. “지적 사항이 심각한 문제일 수도 있다”, “빠른 시간 내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나보타 미국 허가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등 자극적인 멘트가 나왔다. ‘코메디닷컴’도 취재 중 업계 관계자로부터 “FDA의 이번 지적 사항은 심각한 수준일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FDA 지적 “통상적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는 이슈가 될 만한 사항이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일부 언론과 업계가 상황을 왜곡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바이오 제약 업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FDA 실사에서 지적 사항이 나오는 것은 통상적인 일”이라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자세한 사정은 이렇다.

국내에서 FDA 실사를 경험했던 몇 안 되는 바이오 제약사 관계자는 “우리 공장은 한 번에 실사를 통과한 케이스”라면서도 “사실 FDA 실사를 한 번에 통과하는 것은 희귀한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러 지적 사항이 나올 수도 있는 게 FDA 실사”라고 덧붙였다.

FDA 실사를 경험했던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도 “우리도 과거 FDA 실사에서 여러 부분을 지적받았다”며 “중요한 것은 지적받은 부분을 수정 보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램시마 판매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셀트리온도 과거 FDA 실사에서 지적을 받았지만 지금처럼 이슈가 되진 않았다.

“심각성은 대웅제약 밖에 몰라”

FDA 지적 사항이 “심각한 수준”이란 일각의 코멘트도 되짚어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FDA가 공개한 문서만으로는 심각한 수준인지 가늠하기 힘들다는 것.

업계 한 관계자는 “해당 공장을 잘 아는 해당 제약사 관계자가 아닌 이상 이번 FDA 지적 사항이 어떤 수준인지 인지하긴 어렵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FDA 홈페이지에서 해당 문서를 봤는데 적시된 내용만으로는 지적 사항이 심각한 수준인지 알기는 힘들었다”고 말했다. 나보타 공장을 잘 아는 대웅제약이 아니면 지적 사항의 경중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

특히 이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지적을 받은 것이 아니라 지적 사항에 대한 수정 보완 피드백”이라며 “FDA는 15일 이내 제출해야 하는 이 피드백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언급했다.

대웅제약은 지적 사항 피드백을 FDA 측에 제출한 상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FDA 홈페이지에 공개된 지적 사항은 일각에서 언급된 것처럼 특별히 공정에 심각한 결함이 있거나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지적된 것이 아니다”라며 “현재 나보타 미국 허가는 FDA에서 정해진 통상 절차에 따라 심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나보타’를 놓고 FDA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와 보툴리눔톡신 제제의 균주 출처를 놓고서 법적 공방을 진행 중이다.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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