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연기에 시력도 날아간다

녹내장, 당뇨망박병증과 함께 시력을 앗아가는 3대 안과 질환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황반변성. 특히 실명 위험이 큰 습성 황반변성의 발생과 흡연의 관계를 국내 연구진이 확인했다.

황반변성은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에 문제가 생겨 변성이 일어나는 질환이다. 황반변성 환자는 사물이 휘어 보이거나 시야 중심부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 생길 수 있다. 황반변성은 크게 건성과 습성으로 분류된다. 특히 습성이 실명과 연관성이 깊다.

연세대학교 의과 대학 세브란스병원 안과 김성수, 임형택 교수팀은 습성 황반변성과 흡연의 관계를 연구했다. 연구에 따르면 담배를 피우면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보다 습성 황반변성 발생 가능성이 50%나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나이, 체질량, 신체 활력 징후, 동반 질환 등이 비슷한 사람을 흡연 집단(현재 금연 중인 집단 포함)과 비흡연 집단으로 구분했다. 조사 기간 동안 습성 황반변성 발생 확률은 흡연 집단이 비흡연 집단보다 약 50% 더 높았다, 또 흡연 집단 내에서 현재 금연 중인 집단과 흡연 중인 집단으로 구분해서 조사했다. 비흡연 집단과 비교했을 때 발생 확률은 금연 집단이 21%, 흡연 집단이 65% 더 높았다.

과거부터 흡연은 황반변성을 유발하는 대표적 위험인자로 알려졌다. 담배를 피우면 담배의 니코틴 성분이 황반으로 가는 산소 공급량을 떨어뜨리고 황반의 색소를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전 연구는 대부분 건성 황반변성의 경우였다. 습성 황반변성은 국내 40세 이상 성인 1만 명당 연평균 3명 정도로 발생하는 희귀 질환에 속해, 연구 데이터 확보가 어려웠다. 이번 연구는 국민건강보험 공단에 청구한 의료 빅 데이터를 활용해 데이터 정확도가 매우 높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김성수 교수는 “아시아인에서 흡연과 습성 황반변성 발생 사이 관계를 명확히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깊다”고 말했다. 특히 김 교수는 현재 흡연을 유지하는 집단보다 금연 집단에서 발생 확률이 낮다는 점을 지적하며 금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A nationwide cohort study of cigarette smoking and risk of neovascular 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 in East Asian men)는 ‘영국안과학회지(British Journal of Ophthalmology)’에 최근 게재됐다.

[사진= Marc Bruxelle/shutterstock.com]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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