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탈모 여성입니다”

쇼 비즈니스에서 성공한 한 여성이 자신의 치부를 과감히 드러냈다. 탈모증에 관한 고백이다.

벌레스크(쇼의 일종) 프로듀서이자 배우로서 성공적인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미셸 라무르가 그 주인공이다.

벌레스크 업계에서 라무르를 칭하는 펀치라인(핵심이 되는 말)은 ‘최대로 벌거벗은 여자(The Most Naked Woman)’다. 라무르는 무대 위에서 옷을 입지 않은 채 코믹하면서도 우아한 연기를 펼친다.

그런데 ‘벌거벗었다’는 표현은 옷을 입지 않는다는 의미만 칭하는 것이 아니다. 여기엔 좀 더 비밀스러운 의미가 숨겨있다. 라무르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그 안의 숨은 의미를 공개했다. 자신에게 원형 탈모가 있다는 것이다. 원형 탈모증은 자기 몸에 난 털을 공격해 빠지도록 만드는 자가면역질환이다.

라무르는 이를 감추기 위해 가발을 쓰거나 머리를 두르는 터번형 모자를 썼다. 머리카락이 빠지는 탈모 여성이라는 사실과 무대 위에서 매혹적이고 화려한 연기를 펼치는 여성이라는 사실이 공존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탈모증은 6세 때 시작됐다. 베개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보며 화를 내는 엄마의 모습이 그녀의 기억에 생생히 남아있다. 초등학교 입학 후 가발을 썼는데 게임 도중 가발이 벗겨지면서 친구들의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다.

이후 다시 검고 풍성한 머리카락이 자랐지만 중학생이 된 이후 다시 빠지기 시작했다. 머리카락이 빠진 곳을 감추기 위해 애썼지만 수영 수업처럼 젖은 머리카락이 흩어져 탈모가 드러날 수 있는 시간에는 공황 상태에 빠졌다. 머리 뒤통수를 아무도 보지 못하도록 교실 제일 뒷자리에 앉으려고 애쓰기도 했다.

이후 라무르는 아름다움에 집착했다. 거울 앞에서 가장 아름다워 보일 수 있는 자세를 취했고, 섹시한 표정을 지어보기도 했다. 15살에는 처음으로 춤 수업에 참여했고, 춤 동작의 아름다움을 알게 됐으며 대학을 졸업한 이후 춤 재능을 살려 벌레스크에 참여했다.

하지만 배우 활동을 하는 동안에도 탈모는 끊임없이 문제를 일으켰다. 일 년에 두 번 두피에 스테로이드를 주입하는 고통스러운 치료도 받았다.

싱크대와 배수구, 쓰레기통에 빠진 머리카락의 흔적을 볼 때마다 심신은 점점 쇠약해져갔다. 배수구에 있는 머리카락을 세며 집착증을 보이기도 했다. 이 시기는 머리카락을 잃는 시기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잃어가는 시기였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최근 2년간은 매달 두피 주사를 받았고 요가와 침술 같은 대체요법과 식이요법을 병행했지만 상황은 악화됐다. 이 같은 고통의 시간을 끊어내려면 세상과 함께 진실을 공유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다.

비밀을 공개한 라무르는 공개의 순간을 즐겁다고 표현했고, 이전보다 강해진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공개 과정이 쉬웠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무척 힘들고 고통스러운 과정이었지만 ‘벌거벗음’에 대한 진실 공개는 그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탈모로 고통 받는 사람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공유의 가치다.

[사진=Michelle L’amour 유튜브 채널]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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