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첨단 의약품·의료 기기 ‘신속 심사’

– 의약품 공공성도 강화, 희귀·필수 의약품 공급 국가 지원

2018년 새해 필수 의약품의 공급 안정성은 강해지는 한편 신약과 신기술 의료 기기에 대한 규제는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3일 2018년 주요 업무 계획을 발표했다. 식약처는 우선 의약품 사용의 공공성을 높이고자 필수 의약품, 백신의 공급 기반을 강화하기로 했다. 민간에서 공급이 부족한 항목을 지원해 환자의 치료 기회를 늘리려는 것이다.

환자 치료나 신종 전염병 대응을 위해 꼭 필요하지만 시장 기능만으로 공급이 어려운 필수 의약품 항목 수도 늘린다. 필수 의약품은 수급 불안 시 국가가 나서 제약사에 제조를 위탁하거나 수입량을 늘릴 수 있다. 2017년까지 211개였던 필수 의약품을 2018년 300개, 2020년 500개까지 늘릴 예정이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백신 확보에도 정부가 힘을 쓴다. A형 간염, BCG(결핵 예방 백신) 등 주요 백신 28종의 수급 현황을 수시로 파악하여 부족한 백신을 신속하게 허가, 공급한다. 또 소아마비 백신 등 국내 공급이 부족한 백신을 민간 기업이 제품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국내 대체재가 없는 의약품, 의료 기기는 ‘희귀 의약품’으로 지정, 수입 허가 절차를 면제해 접근성을 높인다. 이로써 치매, 소아 당뇨 등 국내 제품만으로 치료가 어려운 중증 질환 환자들의 치료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원료에서 부작용까지’ 全 과정 안전 강화

의약품 개발과 사용, 의료기기 사용의 안전성도 보강한다. ‘원료에서 부작용까지’ 전 과정의 안전 관리 기준이 강화된다.

제조 단계에서는 △위해성이 높은 제조소 집중 관리 △부적합 원료 사용 제한 △임상 시험 참여 안전성 강화 대책이 나왔다. 제조 공정 위반 이력이 높은 위험 제조소, 해외 제조소를 우선 점검하여 기준 위반 시 수입 중지 등의 행정 처분을 내리는 방안이다.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화학 첨가제 프탈레이트의 사용 제한을 확대한다. 생식 기능, 호르몬 분비 기능 저하 등의 부작용이 있는 프탈레이트는 기존 의료 현장에서 수액 세트에 한해 사용이 제한됐다. 오는 6월까지 수혈 세트, 체내 이식용 의료 기기에도 제한 규정이 적용될 예정이다.

신약 개발을 위한 필수 과정인 임상 시험의 규정도 강화된다. 약물 이상 반응으로부터 시험 참가자를 보호하기 위해 참여 횟수를 연간 2회로 제안하고 보험 가입을 의무화한다. 한편 임상 시험 주관 측에는 이상 반응을 허위 보고하는 등 실시 기준을 위반하는 경우에 대해 실질적인 처벌이 내려지도록 한다.

사용 단계에서는 △부적합 제품 추적·회수 강화 △온라인을 통한 불법 유통 근절 △소비자를 위한 정보 표기 개선 등이 실시된다. 의약품 관리를 위해 약국마다 ‘위해 의약품 차단 시스템’을 설치하여 부적합 제품을 회수한다. 마찬가지로 의료 기기에 대해서도 ‘고유 식별 코드 제도’를 도입해 부적합 제품을 추적 관리한다.

해외 불법 의약품, 의료 기기를 온라인을 통해 직접 구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도 제안됐다. 발기 부전 치료제 등 식약처의 허가를 받지 않고 들어오는 국외 불법 의약품을 집중 감시하고 불법 의료 기기 수입을 막기 위해 관세청과의 협업을 꾀한다.

사용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의약품 사용법의 표기 체계가 더욱 쉽게 정비될 예정이다. 일반 의약품 정보의 글씨 크기를 확대하고 표시 항목 순서 등을 표준화하는 것이다. 연말까지는 의약품 사용법과 주의 사항을 스마트폰 등에서 간편히 확인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한다.

첨단기술 신제품 규제를 더욱 유연하게

제약, 바이오 분야의 신기술 도입 속도가 빨라지면서 첨단 의약품, 의료 기기에 대한 규제 개선 필요성 역시 높아졌다. 기업 입장에서는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환자 입장에서는 치료 가능성이 있는 신약을 하루빨리 공급받기 위해서다.

제품화의 속도를 높여야 하는 첨단기술 제품에 대해 신속 심사 시스템이 적용된다. 중증 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첨단 의약품에는 맞춤형 심사를 제공한다. 제품 개선이 잦은 의료용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는 제조사의 책임 하에 자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변경된 허가제를 도입한다.

신속 심사 시스템을 법적,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움직임도 함께 이뤄진다. 법률적 측면에서는 ‘첨단 바이오 의약품법’, ‘첨단 의료 기기 개발 촉진 및 기술 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 제정이 추진될 예정이다. 제도적 차원에서는 첨단 기술이 도입된 제품 심사에 해당 기술 관련 전문가가 참여하게 된다.

첨단 기술 신제품 심사 제도를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한편 규제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도 제시됐다. 국내에서는 바이오 의약품의 생산 공정, 규제 방법을 연구한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 기존 일반 대학원을 ‘바이오 산업 특성화 대학원’으로 전환하는 방법 등이 고려되고 있다. 국외 활동으로는 글로벌 규제 기구 활동에 적극 참여하여 GMP(우수 제조 기준) 검사를 간소화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먹거리·생활용품 안전 관리를 위한 한 해 계획을 밝혔다. 변화한 식품 트렌드에 대응하여 꾸준히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가정 간편식 등에 HACCP(식품 안전 관리 인증)을 의무화하고 어린이, 노인 등 취약 계층이 소비하는 식품, 의약품과 여성 용품에 대한 안전 관리가 강화될 예정이다.

맹미선 기자 twilight@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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