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자는 소방관, 정신 건강 ‘빨간불’

소방관의 절반 정도가 불면 등 수면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잠을 제대로 못자면 불안, 우울 등 각종 정신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원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백영석 교수팀이 전북 거주 소방관 1669명의 정신 건강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소방관의 51.2%가 수면 문제를 겪었다. 수면 문제를 겪는 소방관은 불안과 우울증 유병률이 높고 삶의 질 또한 낮았다. 또 수면 문제가 없는 동료에 비해 우울증 발생 위험(47.5배)과 불안 호소율(9.8배)도 높았다.

수면 문제로 고통받는 소방관이 많은 이유는 야간 근무를 하는 도중 선잠을 자면서도 출동 경보에 신경 써야 해서 수면 리듬을 잃기 때문이다. 소방관은 쉬는 날 집에서도 얕은 잠을 자는 것이 습관화돼 있다. 일부 소방관은 빨리 깊이 잠들고자 술에 의존하는 경우도 있다.

백영석 교수팀은 “소방관의 수면 문제는 우울증 관리에 중요하다”며 “조기에 찾아내 치료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전 연구에서도 소방관의 정신 건강의 심각성이 여러 차례 지적되었다. 소방공무원 인권 상황 실태 조사(2015년) 결과 “우울증, 불안 장애를 겪고 있다”고 답한 소방관은 전체 응답자 7541명의 19.4%(1467명)에 달했다. 2011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제3차 근로 환경 조사 당시에도 일반 근로자의 우울증 유병률(1.3%)보다 15배 가까이 높았다.

하지만 소방관이 치료를 받는 비율은 저조하다. 2014년 전국 소방공무원 심리 평가 전수 조사 결과, 심리 치료가 필요한 소방관 중 전문적인 도움을 경험한 사람은 6.1% 불과했다. 인사상 불이익, 소방관으로서의 의무감 등을 이유로 치료를 받는 비율이 저조한 것이다.

[사진=아이클릭아트]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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