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불러도 먹어요, 지금은 음식중독 시대

음식을 먹고 싶은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다. 그런데 정상적인 식욕을 넘어 일상을 좀먹는 식탐이 있다.

역사적으로 아주 유명한 ‘식탐 시대’가 있었다. 고대 로마 귀족들은 배불리 먹고 토한 다음 또 다시 먹는 퇴폐적인 생활을 즐겼다.

그때를 제외하면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 식탐이 강한 시대라고 볼 수 있다. ‘음식 중독’이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다. 담배나 쇼핑이 아닌 음식에 중독된 사람들로 넘치는 시대다.

미국 예일대학교 식품학과 정책 연구소는 음식 중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설문조사를 개발하기도 했다. 여기엔 다음과 같은 질문이 포함돼 있다.

– 음식을 먹을 때 계획했던 것보다 많이 먹는 편인가.

– 더 이상 배가 고프지 않아도 계속 음식을 먹는가.

– 속이 아프거나 불편하다고 느낄 때까지 먹는가.

– 특정 유형의 음식은 걱정이 될 정도로 잘 안 먹는가.

– 먹고 싶은 음식이 없을 땐 어떤 경유로든 찾아먹는가.

이 설문지에는 음식이 인생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는 질문들도 포함돼있다.

–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 업무, 취미활동 대신 먹는 시간을 갖는가.

– 과식이 두려워 사교생활 혹은 업무 관련 미팅을 피하는가.

– 음식 때문에 학교나 직장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는가.

금단 증상을 보이는지의 여부에 대해서도 묻는다. 특정한 음식을 끊었을 때 일어나는 불안, 초조, 신체변화 등에 대한 질문이다. 또 음식과 감정의 연관관계에 대해서도 묻는다.

– 음식을 먹을 때 우울, 불안, 죄책감, 자기혐오 등의 감정이 드는가.

– 부정적인 감정을 줄이거나 기쁜 감정을 증폭시킬 목적으로 먹는가.

– 감정 통제를 위해 예전보다 먹는 양이 늘어났는가.

만약 이러한 질문들에 ‘그렇다’고 답한다면 음식 중독일 가능성이 있다. 대부분의 음식 중독은 설탕, 소금, 지방, 정제된 밀가루 등으로 만든 음식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음식을 먹으면 뇌의 보상과 기쁨을 담당하는 뇌 영역이 활성화된다. 기분을 좋게 만드는 화학물질인 도파민의 분비도 늘어난다. 이런 점들이 음식 중독을 유도한다. 유전적으로 칼로리 섭취를 많이 하도록 프로그램화된 사람들도 있다.

음식 중독에 관여하는 요인들이 많은 만큼 극복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술이나 알코올처럼 완전히 끊는 극단적인 처방을 내릴 수도 없다. 음식을 끊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탐닉하던 음식을 무작정 끊는 방식은 역효과를 일으키기도 한다. 음식 중독은 하나의 건강 이슈로, 서서히 변화를 유도하거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할 문제로 생각해야 한다. 식탐은 나쁘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천천히 개선해나가야 할 문제로 인식하고 식습관을 고쳐나갈 때 음식 중독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사진=Oleksandra Naumenko/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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