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먹기 전, 매일 200가지 결정 내린다

아침을 먹을까 말까. 커피를 마셔야하나 말아야하나. 커피를 마신다면 뜨겁게 마실까, 차갑게 마실까. 시럽을 넣을까. 점심 메뉴는 무엇으로 할까. 어디에서 먹을까.

음식을 먹기 전 내리는 소소한 결정들이다. 미국 코넬대학교 식품브랜드연구소 아담 브럼버그 박사에 의하면 사람들은 이처럼 매일 음식을 먹을 때 평균적으로 200가지의 결정을 내린다. ‘나는 그렇게 많지 않은데’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결정거리는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벌어지기 때문에 기억하기 어렵다.

이런 결정은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자신이 현재 있는 공간, 날씨, 함께 있는 사람 등의 영향이다.

인성·사회심리학회보에 실린 미국 듀크대학교의 연구가 환경과 식습관의 관계를 살핀 대표적인 연구다. 사람들은 영화관에서 팝콘을 먹는데 익숙하다. 이로 인해 영화관이라는 환경에 노출되면 습관적으로 팝콘을 먹게 된다. 심지어 눅눅한 상태의 팝콘으로 실험을 했을 때도 실험참가자들은 팝콘을 먹는 경향을 보였다.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에 놓여있을 때 정크푸드를 찾게 된다는 사실도 비교적 잘 알려진 연구다. 브럼버그 박사가 주도한 논문 중에도 이런 내용을 담은 연구가 있다. 침착하고 차분한 상태에서 식당을 방문하면 샐러드나 닭가슴살처럼 건강한 음식을 주문할 확률이 높지만, 신경이 곤두서고 스트레스가 많을 때는 튀김이나 디저트처럼 기름기가 많거나 단 음식을 주문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함께 있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서도 식습관이 바뀐다. 코넬대학교가 2015년 발표한 연구를 보면 남성은 동성과 있을 때보다 이성과 있을 때 피자를 2배 더 먹는다. 여성 역시 다른 여성과 함께 있을 때 좀 더 많이 먹는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여성과 있을 때 좀 더 많이 먹는다는 것이다.

식당 환경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주문을 받는 웨이터가 표준 체중일 때보다 비만일 때 손님들이 디저트를 보다 자주 주문한다는 연구내용이 코넬대학교 브라이언 완싱크 교수팀에 의해 발표된 바 있다. 디저트뿐 아니라 알코올 소비량 역시 웨이터의 체질량지수(BMI)가 높을 때 늘어난다.

이러한 연구들은 환경과 식습관의 인과관계까지 증명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음식과 환경이 밀접한 연관관계에 놓여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식습관을 개선하고 싶거나 다이어트를 원하는 사람은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엄격하고 깐깐한 환경은 탈이 날 수 있다.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편하게 먹는 치팅데이(cheating day)를 가지면 스트레스를 크게 받지 않으면서 장기적으로 꾸준히 다이어트를 지속할 수 있다. 

[사진=Sharomka/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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