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 예방약, 멀미-어지럼증 개선

국내 연구진이 편두통 예방약이 두통은 물론 어지럼증과 멀미 증상까지 완화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지수 교수팀은 편두통 예방 약물을 통한 예방 치료가 환자의 두통, 어지럼증, 멀미 및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지 확인한 연구 결과를 신경이과학 분야의 저명 학술지 ‘이과학-신경학(Otology & Neurotology)’을 통해 발표했다.

편두통은 국내 성인 10명 가운데 약 2명이 경험할 정도로 매우 흔한 질환이다. 편두통은 뇌 주변 혈관 및 신경의 기능 이상으로 발생하는 두통의 일종이다. 심장이 뛰듯 욱신거리는 박동성 통증이 주로 머리의 한쪽에서 일어난다. 두통 자체도 고통스럽지만, 약 절반 정도의 환자에서는 어지럼증 및 멀미 증상이 동반돼 구역이나 구토를 유발하고 일상생활에 많은 지장을 초래해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편두통 치료를 위한 약물 치료는 급성기 치료와 예방 치료로 나뉜다. 급성기 치료는 편두통이 발생하거나 발생하려고 할 때 약물 복용을 통해 최대한 빨리 두통과 동반 증상을 경감시키는 방법이다. 발작 전 전구 증상이 나타났을 때 또는 두통 발작 초기에 투약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반면 예방 치료는 두통이 없는 평상시에 약물을 투약하는 방법이다. 매일 규칙적으로 복용하면서 두통발작을 예방하고 편두통의 빈도와 강도를 완화시키는 목적을 갖는다.

이러한 예방 치료가 두통의 빈도 감소에는 효과적인 것으로 이미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어지럼증과 멀미 증상 등 두통에 함께 동반되는 증상에 대한 개선 효과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고, 국제적으로도 대규모 연구가 부재한 상황이었다. 이에 김지수 교수를 중심으로 국내 9개 대학 병원에서 편두통 예방 약물 치료에 대한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편두통으로 진단된 환자 가운데 어지럼증과 멀미 증상이 심한 환자를 대상으로 편두통 예방 약물을 투약하면서 어지럼증, 멀미 증상 및 삶의 질이 어떻게 개선되는지 분석했다.

총 138명의 환자가 연구에 참여했다. 이들은 편두통 예방 약물로 통상적으로 이용하는 베타 차단제(심혈관계 약물), 칼슘 채널 차단제(심혈관계 약물), 항우울제(삼환계 항우울제), 항경련제 가운데 적어도 하나의 약물을 선택해 3개월 이상 투약했다.

객관적인 평가 도구를 통해 환자의 증상 개선 정도를 확인할 결과, 편두통 예방 약물 치료 후 두통, 어지럼증, 멀미 및 삶의 질 관련 척도에서 치료 1개월 후부터 유의한 수준으로 호전을 보였고, 3개월 후에는 더욱 뚜렷한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지수 교수는 “1년에 한두 번 정도로 편두통 발작 빈도가 낮다면 예방 약물보다는 발작이 있을 때에만 급성기 약물로 치료 하는 것이 낫다”며 “반면에 편두통 발작이 한 달에 두세 번씩 자주 일어나는 경우를 위한 예방 약물 치료는 즉각적인 진통제의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 아닌, 꾸준한 복용으로 두통의 빈도와 강도, 지속 시간을 줄여나가고 어지럼증, 멀미 등 함께 나타나는 증상에 대한 완화 효과를 높이기 위한 치료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분당서울대병원 김지수 교수(책임 저자), 전남대병원 이승한 교수(1저자), 충남대병원 정성해 교수, 부산대병원 최광동 교수, 양산부산대병원 최재환 교수, 전북대병원 오선영 교수, 울산대병원 박지윤 교수, 전 조선대병원 김동욱 교수,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김병건 교수(이상 공동저자) 등 국내 9개 대학 병원 어지럼증 전문의의 협동 연구로 이뤄졌다.

[사진=Backgroundy/shutterstock]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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