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소비량 급증은 술잔 크기 탓? (연구)

연말연시, 계속되는 술자리에서 작은 잔에 술을 먹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한 방법이 될 것 같다. 와인을 더 많이 먹는 것이 큰 와인 잔 때문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연구진은 와인 잔의 크기와 와인 섭취량 변화 사이의 관계에 대한 연구(Wine glass size in England from 1700 to 2017: a measure of our time)를 발표했다.

20세기 중반 이후 영국에서 와인 소비량이 급격히 증가했다. 1960년에서 1980년까지 거의 4배가 증가한데 이어 1980년에서 2004년까지는 거의 2배가 증가했다.

이러한 와인 소비의 증가는 경제성과 마케팅의 증가 등에 따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 어디에서나 주류 판매가 가능해진 것도 와인을 비롯한 주류 판매가 증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연구진은 와인 소비의 증가가 와인 잔의 크기가 커졌기 때문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이미 큰 접시를 사용하면서 음식 섭취가 증가했다는 연구가 있다. 지난 100년 동안 접시의 크기가 증가했으며, 이러한 크기의 증가가 음식 섭취를 증가시키고 비만과 과체중을 유발하는 원인을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다.

연구진은 와인 잔의 크기와 와인 섭취량 사이의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1700년부터 2017년까지 총 411개 와인 잔의 크기를 비교했다. 와인 잔의 용량은 1700년 66㎖에서 2017년 449㎖로 증가했다. 300년 동안 약 7배가 커진 것이다.

와인 잔의 크기와 와인 섭취량이 같이 증가했다고 와인 잔이 커져서 와인을 많이 먹는다는 인과 관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연구진은 둘 사이에 상당한 관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큰 와인 잔에 와인을 판매할 경우 작은 잔에 판매하는 것보다 매출이 거의 1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런 연구 결과를 토대로 와인 잔의 크기를 줄이면 와인 소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주장했다. 특히 12월과 1월 음주량을 줄이는데 잔의 크기를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 연구는 BMJ 12월 크리스마스판으로 공개됐다.

[사진=Smeilov Sergey/shutterstock.com]

    도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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