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환자, 빼먹지 말고 매일 약 먹어야

인체를 구성하는 장기 중 간은 ‘제 2의 심장’ 혹은 ‘침묵의 장기’라고 불린다. 우리 몸에서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하지만, 소리 없이 병을 불러오는 장기이기도 하다.

이처럼 조용히 찾아오는 간질환은 어떻게 예측할 수 있을까. 뚜렷한 이유 없이 갑자기 피곤하거나 식욕이 떨어지거나 소화불량, 구역,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거나 소변의 색이 갈색 혹은 주황색, 눈의 흰자위와 피부가 노래지는 황달이 생긴다면 간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간 기능이 많이 나빠지면 간에서 혈액응고인자들을 충분히 만들지 못해 잇몸 출혈이나 코피가 날 수 있고, 작은 충격에도 멍이 들 수 있다.

간질환 원인 따라 치료법 달라

간질환의 치료는 질환의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일산백병원 소화기내과 김경아 교수에 따르면 만성B형간염이 있다면 장기간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 자의적인 판단으로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수개월 또는 1~2년 후 황달 증상이 찾아올 수 있다. 하루도 빠트리지 말고 꾸준히 먹어야 약제 내성이 생기는 것을 줄일 수 있다.

C형간염 치료제는 종류에 따라 3~6개월간 복용하는데, 마찬가지로 매일 먹어야 약제 내성을 줄이고 치료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함께 먹으면 안 되는 약물도 있으므로 다른 약을 먹고 있다면 반드시 의사와 상의한다.

간질환을 예방하려면 예방접종(A형, B형 간염)을 받고 절주, 건강한 식생활, 운동 등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한다. 검증되지 않은 약물이나 민간요법 등은 피하고, 만성 B형간염, 만성 C형간염, 간경변 환자들은 적어도 6개월에 한번 정기 검진을 받는다.

간염 보균자와 함께 하는 생활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B형 간염 보유자와의 식사, 악수, 포옹 등으로는 전염이 되지 않는다. 간질환의 유전 가능성도 매우 드문 편이다.

지방간 환자 중 지방간염이 있으면 간경변이 진행될 수 있고, 간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지방간은 알콜성 지방간과 비알콜성 지방간으로 나뉘는데, 알콜성 지방간은 음주를 절제해야 한다. 비알콜성 지방간은 식이요법(저탄수화물과 저지방식)과 운동으로 체중감량을 해야 한다. 당뇨나 고지혈증에 대한 적절한 치료도 필요하다.

A형간염에 걸려 면역이 생긴다면 B형간염에 걸릴 가능성도 떨어질까? 그렇지는 않다. A형 간염과 B형 간염은 서로 다른 질환이므로 A형 간염에 대한 면역이 있더라고 B형과 C형 간염에 걸릴 수 있다.


젊은 층에게 흔한 A형, 출산 시 감염되는 B형

A형 간염은 젊은 층에게 보다 흔하다. 공중위생이 좋아지기 전 어린 시절을 보낸 40대 중반 이상의 사람들은 A형 간염을 가볍게 앓은 적이 있기 때문에 90%정도는 자연면역을 가지고 있다. 반면 생활수준이 높아진 80년대 이후 출생자는 항체보유율이 20~30%로 낮아서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감염될 위험이 높다. A형 간염은 수인성 질환으로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감염된다.

B형 간염은 출산 시 감염이 되는데, 이를 막으려면 출산할 때 아이에게 면역글로불린과 B형간염에 대한 예방 접종을 하면 된다. 그러면 수직 감염을 80~90%가량 막을 수 있다. 모체의 혈중 바이러스 농도가 높을수록 전염 위험이 높기 때문에, 최근에는 임신 26~28주에 바이러스 농도 검사를 통해 예방적 항바이러스 치료를 권유한다. 이렇게 하면 수직 감염을 100% 가까이 예방할 수 있다.

간 기능 검사가 정상이고 혈액 내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거나 낮은 농도로 존재하는 경우는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 또는 ‘B형간염 보균자’라고 한다. B형 간염보균자도 활동성 간염으로 전환될 수 있고 간세포암 발생 위험이 정상인보다 높으므로 6개월에 한번은 정기 검진을 받아야 한다.

B형간염 3차 접종을 완료하고, 최근 검사에서 항체가 없다 해도 대부분 재접종을 하지는 않는다. 혈액 내 항체가 검출되지 않더라도 면역기능이 정상이면 면역세포가 기억을 하고 있어 B형 간염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방어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혈액 투석 환자들처럼 면역이 저하되어 있을 땐 항체가 없어질 경우 재접종이 권고된다.

C형 간염은 약 20%가 20~30년 후 간경변으로 발전하고, 간경변이 되면 연간 100명중 1~5명에서 간암이 발생할 수 있으나 간경변으로 진행되기 전에는 간암 발생 위험이 높지 않다. 최근 약제는 완치율이 90%이상이므로 전문의와 상담해 치료 방법을 결정한다.

[도움말=일산백병원 소화기내과 김경아 교수/사진=아이클릭아트]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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