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인 줄…칼로 베인 것 같은 얼굴 통증

얼굴이 아플 때가 있다. 말을 하거나 음식을 씹을 때, 이를 닦거나 세수를 할 때처럼 일상생활을 하는 도중 얼굴에서 통증이 느껴진다면 두통, 치통, 턱관절 이상 등이 원인일 수 있다. 하지만 치료 후에도 통증이 계속된다면 ‘삼차신경통’을 의심해볼 수 있다.

삼차신경통은 통증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기보다 이따금씩 아주 예리하게 칼에 베인 듯 강한 통증이 찾아온다. 이 같은 통증이 수초에서 수분 간 일어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얼굴 양쪽이 아닌 한쪽 부위에만 통증이 일어난다.

삼차신경은 뇌에서 나오는 12개의 뇌신경 중 5번째 뇌신경(삼차신경)이다. 얼굴 감각을 관장하고 저작근(씹기근육)에 분포해 있어 씹는 역할도 담당한다. 얼굴 감각을 담당하는 3개의 분지 중 1분지는 이마, 2분지는 뺨, 3분지는 턱을 담당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 따르면 2016년 삼차신경통으로 내원한 환자 수는 4만9029명으로, 그 중 68%가 여성이며 50대가 가장 많다. 또 동양인보다는 서양인에게 더 흔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삼차신경통은 치통으로 오인하기 쉽다. 또 안면 통증을 유발하는 축농증으로 착각할 수도 있는데, 축농증은 주로 코 주변부나 이마 앞부분에 압통과 먹먹한 통증이 있다는 차이가 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허륭 교수는 “보통 삼차신경통 환자들은 먼저 치과를 찾아 충치치료와 신경치료를 받지만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며 “치료 후에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삼차신경통을 의심해보고 신경과나 신경외과 전문의를 찾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삼차신경통의 원인은 90% 이상이 삼차신경이 뇌혈관으로부터 압박을 받아 변성되어 발생하고 10% 정도는 뇌종양이나 뇌혈관 기형 등의 다른 요인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삼차신경통이 의심될 경우 뇌혈관과 뇌신경을 모두 볼 수 있는 뇌 MRA(뇌혈관 자기공명영상)검사를 통해 신경에 대한 혈관 압박 여부를 알 수 있고 종양이나 혈관 기형의 존재 여부도 알 수 있다.

비슷한 질환으로 반측성 안면경련이 있는데, 다른 뇌신경인 안면신경(얼굴의 움직임을 관장함)에도 혈관이 닿으면 주로 눈 밑에서 시작되는 얼굴 떨림 현상이 나타난다.

삼차신경통의 치료로는 약물치료, 경피적 신경차단술, 방사선 수술, 개두술을 통한 미세혈관감압술 등이 있다.

초기에는 약물 치료로 통증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지만,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평생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장기간 복용에 따른 부작용과 불편함이 있다. 또한 효과가 없거나 내성이 생긴다거나 심한 약물 부작용이 있다면 복용하기 어렵다.

경피적 신경차단술은 얼굴에 바늘을 찔러 삼차신경 부위에 고주파 열치료기나 글리세롤 같은 약물 투여, 풍선삽입 등으로 통증을 조절한다. 전신마취가 아닌 국소마취를 하므로 입원기간이 2~3일 정도로 짧지만 30% 이상의 재발률을 보이고 있다.

방사선 수술은 고용량의 방사선을 신경부위에 조사해 통증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주로 전신마취가 불가한 경우에 이용된다.

개두술에 의한 뇌신경 감압술은 수술을 통해 삼차신경과 혈관을 분리시켜주는 수술로, 가장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다. 따라서 완치율과 재발률 면에서 가장 우수하다. 반면 전신 마취와 뇌수술에 대한 부담감, 입원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환자의 전신 상태와 선호, 연령, 방사선 소견 등을 고려해 치료 방법을 택한다.

허 교수는 “삼차신경통은 예방 및 주의를 한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니지만 정확한 진단을 받으면 통증 조절 효과가 높다”며 “얼굴 부위에 통증이 발생하면 빨리 신경과나 신경외과 전문의를 찾아서 확진을 받고 적절한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아이클릭아트]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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